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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재미교포 부부가 창업한 패스트패션 기업 ‘포에버21(Forever 21)’이 경영난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포에버21은 미국 델라웨어 주에 있는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라 신청서를 제출했다.
챕터 11은 기업의 채무 이행을 일시 중지시키고 자산 매각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절차로 '파산보호'라고도 불린다.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즉각 청산하지 않고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영업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회생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한다. 챕터 11을 신청한 기업의 대표는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며 채권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위원회와 회생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포에버21이 글로벌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며 캐나다에 있는 사업체를 폐업하고 아시아, 유럽에서 철수하지만 멕시코와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영업을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포에버21이 캐나다, 일본을 포함한 40개 국가에서 사업체를 폐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178개 점포, 전 세계를 통틀어 최대 350개 매장 문을 닫게 된다.
다만 매장 소유주가 운영하는 미국 내 수백개 점포,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에 있는 점포, 웹사이트 운영은 계속하기로 했다.
린다장 포에버21 부회장은 NYT 인터뷰에서 "상황을 단순화해서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는 것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절차와 관련해 우리가 기대하는 바"라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파산 신청서에 따르면 포에버21의 부채는 자회사 포함 10억∼100억달러(약 1조2000억∼1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포에버21은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확보했다. 기존 채권자들로부터 2억7500만달러, TPG식스스트리트 파트너스와 부속 펀드로부터 신규 자금 7500만달러를 유치했다.
블룸버그는 포에버21이 이 자금으로 상품권, 환불, 교환, 판매 등 회사 운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에버21은 린다장의 부모인 장도원, 장진숙 씨가 1980년대 한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한 뒤 설립한 기업이다.
저가 패션을 주도하며 2000년대 초반 큰 성공을 거둬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NYT는 "포에버21이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며 "미국 내 소매 환경이 기술 발전에 따라 얼마나 급격하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린다장 부회장은 "우리가 6년도 안 되는 기간에 7개국에서 47개국으로 뻗어갔는데 그 때문에 많은 문제가 닥쳤다"며 "매장 방문객들이 줄고 온라인으로 매출이 더 많이 넘어가는 등 소매산업이 변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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