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왼쪽)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오른쪽).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스라엘 총선에서 근소한 표차를 얻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대연정 논의에 착수했다.
두 정치인이 총리직을 번갈아 수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누가 먼저 총리를 맡을지가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파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청백당(청백연대) 대표는 23일(현지시간)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과 면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대연정 추진'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 대표가 대연정과 관련해 어떤 문제를 논의했는지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연정 구성에 캐스팅보트를 쥔 극우 성향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쁘게도 양대 정당이 총리 교대제(rotating premiership) 방식으로 대연정을 꾸릴 필요가 있다는 압박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리에베르만 대표는 "현재 논쟁은 전체적으로 (둘 중) 누가 먼저 총리직을 맡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17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청백당은 총 120개 의석 중 33석을 얻어 1당에 올랐고, 리쿠드당은 2석 뒤진 31석을 차지했다.
유대주의 종교 정당과 손잡은 네타냐후 진영이나 아랍계 정당의 지지를 받는 간츠 진영이 각각 54∼5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연정에 필요한 61석을 채우지 못한 상태다. 리에베르만 대표가 둘 사이에 중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부패 수사로 기소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대표는 19일 간츠 대표에게 대연정을 제안했으나 청백당 지도부는 네타냐후가 이끄는 대연정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리블린 대통령과 리에베르만 대표는 대연정을 추진하라고 압박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22일 청백당 지도부와 만남에서 올해 세 번째 총선 시행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안정적 정부를 세우려면 양대 정당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리쿠드당과 청백당의 대연정이 성사되려면 네타냐후 대표가 기소 위기를 벗도록 그에게 총리직이 보장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선 간츠 대표가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연정에는 불참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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