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아들로 2800개 체인 완성
“대단한 모험·성취의 삶 살았다”
미국의 ‘호텔왕’ 배런 힐튼 |
힐튼 그룹을 이끈 미국의 ‘호텔왕’ 배런 힐튼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2일 보도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힐튼 그룹의 창업자인 콘래드 N.힐튼의 아들로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아 현재와 같은 규모로 사세를 키웠다. 모델 겸 사업가인 패리스 힐튼이 손녀다.
고인의 아들이자 ‘콘래드 N. 힐튼 재단’ 이사장인 스티븐은 성명을 통해 “힐튼 가족은 비범한 인물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그는 대단한 모험과 뛰어난 성취의 삶을 살았다”고 밝혔다.
배런 힐튼은 1927년 미국 댈러스에서 태어났으며 2차 세계대전 당시엔 해군 사진작가로 활동하다가 주스 음료 사업과 석유 사업, 항공기 임대업으로 재산을 모았다. 이후 1951년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30년간 회장직을 역임하며 사업 규모를 크게 확장했다. 지난 2006년에는 과거 분리됐던 400여개 해외 힐튼 호텔을 다시 사들이며 전 세계 2천800여 개에 이르는 ‘힐튼 제국’을 완성했다. 힐튼은 미국풋볼리그(AFL)의 프로미식축구팀 ‘로스앤젤레스 차저스’를 창설하고 AFL을 이전에 만들어진 미국프로풋볼(NFL) 리그와 통합하는 일에도 앞장선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세계적 부호인 힐튼은 지난 2007년 “아버지의 뒤를 따르겠다”며 공언한 약속대로 유산의 97%를 콘래드 M. 힐튼 자선재단에 넘기기로 했다. 창업자인 부친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이 자선재단은 가톨릭 수녀회나 재난 구호와 복구, 청년 육성, 에이즈 감염 아동 치료 등에 성금을 기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비즈니스는 힐튼의 유산이 더해지면서 자선재단의 기금 규모가 29억 달러에서 63억 달러(약 7조4800억원)로 크게 늘 것이라고 전했다.
남은 3%의 유산은 유족들이 상속받을 예정이다. 힐튼의 유족으로는 8명의 자녀와, 패리스 힐튼을 포함한 15명의 손주, 4명의 증손이 있다. 부인 메릴린 홀리 힐튼은 지난 2004년 사망했다. 김현경 기자/p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