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구역 습격 이벤트에 참여한 인원들. [AP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미국 서부 네바다주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 51구역.
미국 정보기관이 외계 생명체를 비밀리에 연구한다는 ‘음모론’으로 유명해진 이곳에 지난 20일(현지 시각) 오전 3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지난 6월 페이스북을 통해 음모론의 진원인 이곳을 습격하자는 농담으로 시작된 ‘기습, 51구역’ 이벤트에 참여하겠다거나 동조했던 수백만 명의 사람 중 일부다.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이 한밤중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 모였고, 이 가운데 200여명은 기지 정문까지 진출했다.
75∼100명은 먼지가 날리는 도로를 따라 기지로 들어가는 ‘레이첼 게이트’까지 차를 몰았고, 또 다른 40여명은 다른 출입문으로 진입하려 더 험준한 길을 택했다.
그러나 이들은 음모론 속 외계인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 기지 습격을 감행하지는 않았고, 따라서 기지 안에 외계인이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인근 링컨 카운티의 케리 리 보안관은 “아무도 외계인이나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신 외계인 분장과 소품 등을 가져온 이들은 철조망과 감시 카메라가 쳐진 울타리를 앞에 두고 ‘외계인 축제’를 벌였다.
테네시주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존 데리베리는 “여기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큰 공동체 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 소재가 되기도 한 51구역은 미국 정보기관들이 외계인이나 외계 비행체를 비밀리에 연구하는 곳이라는 음모론의 진원이다.
라스베이거스 북서쪽 사막에 있지만, 공군 기지인 만큼 민간인의 출입은 철저하게 통제된다.
이번 이벤트에선 기지 쪽에 접근한 한 여성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체포됐고, 출입문 주변에서 소변을 본 한 남성은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행사에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러시아, 독일, 페루, 스웨덴 국적자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학자인 마이클 이언 보어는 현장의 모습을 “외계인에 대한 관심과 초자연적인 음모론, 미지의 세계를 알고자 하는 욕망 등이 혼합된 축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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