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연합) |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면서 "그것은 최고 수준의 제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P와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제재)들은 한 국가에 부과된 가장 높은 제재"라며 "우리는 (제재를) 이 수준에서 결코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제재에 대해 "이란의 최고위층까지 갈 것"이라며 권력 최상층부까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매우 나쁘다. 그건 최악으로 가고 있다"며 이란을 향해 "그들은 사실상 파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이 해야 할 일은 테러를 멈추는 것뿐"이라며 이란은 테러를 실행하고 이를 지원한다면서 "세계 제일의 테러 국가"라고 말했다.
이번에 단행된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트위터를 통해 밝힌 대(對)이란 제재 강화 방침에 따른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란의 소행이라는 미국의 의심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란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가 이란의 마지막 자금원이었다면서 이번 제재에 따라 이란 혁명수비대나 테러에 자금이 유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이 이란중앙은행과 국부기금을 비롯해 이란에 본사를 둔 회사 한 곳을 제재했다며 이 회사는 군사 물자 구매를 위한 자금 이전을 은닉해온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이들 기관·회사는 미국이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IRGC의 해외 조직인 쿠드스군(Qods Force),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 헤즈볼라에 자금을 지원해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세계 경제를 파괴하려는 시도가 실패하자 이란은 사우디를 공격했다. 이 공격 행위는 계획이 정교했고 실행은 뻔뻔했다"며 "책임을 전가하려는 명백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증거는 이란만을 가리키고 있다"고 이란을 지목했다.
그는 이번 제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다른 나라를 공격하고 세계 경제를 파괴하는 데에는 대가가 있다. 이란 정권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을 통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최대 압박 작전은 이란이 중동과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는 정책을 뒤바꿀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항상 준비돼 있다"며 "언제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간은 많다"며 "우리가 하고 있는 방식대로 하는 것은 훨씬 더 강한 힘을 보여준다. 제재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장 군사 대응보다는 경제 제재를 중시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제재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군사 공격은 효과가 있겠지만, 그건 매우 심각한 형태의 승리"라고 부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경제의 80% 이상이 이미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에 대해 석유, 은행과 철강을 포함한 주요 부문을 제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공격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많은 옵션이 있다. 최후의 옵션이 있고 그것보다 덜한 옵션들이 있다"며 "최후의 옵션은 전쟁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나는 말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그것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중앙은행 총재는 20일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해 "미 행정부가 중앙은행을 다시 제재하는 것은 이란에 대한 레버리지(지렛대)를 찾는 데 있어 얼마나 수단이 없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AFP 통신이 보도했다.
헴마티 총재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효과적이었다면 "이란의 경제 상태가 지금 상황과는 매우 달랐을 것"이라며 미국의 잇따른 이란 제재가 효과가 없음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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