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리테일링, 불확실성에도 英에 계속 머물 것”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 리테일링 회장 [유니클로]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 리테일링 회장 겸 CEO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며, 영국이 1970년대 경기 침체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CNN비지니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CNN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개방경제로 인해 수년 간 이득을 봤다”며 “브렉시트가 이런 상황을 바꿔 많은 인재들이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도록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야나이 회장은 “기존 국경이 흔들리고 영국이 북아일랜드 문제와 스코틀랜드 문제를 안고 있어 브렉시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따라서 영국이 하고 싶어도 브렉시트를 실현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브렉시트가 성사될 경우, 영국은 마가렛 대처 총리 시대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그런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대처 전 총리는 영국 경제의 낮은 성장,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에 이어 1979년 첫 선거에서 승리했다. 일본 기업들은 1980년대 대처 총리에 고무돼, 영국을 유럽으로 가는 관문으로 보기 시작했고 자동차 조립 공장, 은행 그리고 다른 사업들에 많은 투자를 했다.
유니클로를 소유한 세계 의류제국인 패스트 리테일링은 18년 전 런던에서 일본 밖에 첫번째 해외 매장을 열었다. 그 이후 유니클로는 전세계의 모든 주요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패스트 리테일링은 2018년 2조1300억엔(약 19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야나이 회장의 경고는 오는 10월31일까지 EU를 탈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영국에 대한 일본 기업 CEO들의 두려움을 반영한다고 CNN비지니스는 전했다.
영국이 무역보호를 위한 협정 없이 떠날 경우, 일본 소유 기업이 제조한 자동차를 포함해 EU 시장에 진입하는 영국산 제품에 관세와 다른 장벽이 부과된다.
닛산, 도요타와 혼다는 영국에서 제조된 자동차의 약 절반을 생산하고 있으며, 완제품은 대부분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들은 이미 영국에서의 그들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있다. 이는 판매 부진과 미래 불확실성때문이라고 CNN비지니스는 전했다.
혼다는 2022년에 영국 스윈던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닛산은 고급차 생산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이달 초 도요타는 부품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국 항만의 혼란 가능성을 예상해 11월1일 영국 중부 더비셔주 완성차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나이 회장은 그러나 앞으로 있을 경제적, 정치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영국에 계속 머물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기후위기 대처와 관련해 회사를 글로벌 리더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야나이 회장은 “환경문제가 기업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다”며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한, 사업을 운영할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패스트 리테일링이 탄소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상의 환경이 곧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야나이 회장은 여성 리더가 후계자가 되길 바란다는 뜻도 나타냈다.
그는 “여성 리더는 재능이 더 많고 의류 소매업에 더 적합하다”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여성들이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