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21명 중 18명, 체포·구금 중 경찰 구타로 심한 부상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홍콩 경찰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참가자들을 폭행하고 고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국제엠네스티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앰네스티는 체포된 시위 참가자 21명과 이들의 변호사, 참가자들을 치료한 의료 관계자 등 38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체포된 시위 참가자 21명 중 18명(85%)은 체포나 구금 과정에서 경찰의 폭행으로 머리를 다치거나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심한 부상을 입고 병원에 간 기록이 있다.
지난달 체포될 당시 경찰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한 시위 참가자는 "즉시 나는 구타를 당해 땅바닥에 쓰러졌다"며 "그들 중 3명이 나를 올라타 내 얼굴을 바닥에 대고 눌렀다"고 증언했다.
이어 "잠시 후 그들은 내 얼굴을 발로 찼다. 3명은 계속 내 몸을 짓눌렀다.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왼쪽 갈비뼈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면서 "그들은 나에게 '입 닥치고 소리 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구금 중 구타를 당했으며 '고문에 달하는 학대'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말대답을 하거나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형벌'을 가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체포돼 경찰서에 구금된 한 남성은 경찰의 질문에 당황하며 잘 대답하지 못하자 여려 명의 경찰이 그를 다른 방으로 끌고 가 심하게 때리고 '스스로 보호하려 하면 손을 부러뜨리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매우 단단한 뭔가로 다리를 맞았음을 느꼈다. 그리고 나서 한 경찰이 나를 뒤집었고 그의 무릎으로 내 가슴을 눌렀다"며 "뼈에 고통을 느꼈고 숨을 쉴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니컬러스 베클린 앰네스티 동아시아 담당자는 이처럼 만연한 학대 사례를 고려할때 "홍콩 경찰의 강압적인 대중 통제 대응은 전 세계가 볼 수 있게 실시간으로 방송됐다"며 "눈에 띄지 않는 경찰의 시위 참가자 과잉 학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경찰은 시위 동안 난폭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시민들을 진압했다"면서 "임의적인 체포와 구금된 사람에 대한 보복성 폭력이 이에 해당하며 일부는 고문에 달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6월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1300명이 넘는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고 앰네스티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앰네스티의 이번 보고서를 인용하며 "홍콩 경찰이 민주화 시위 참가자를 체포할 때 불필요하고 과도한 힘을 사용했다. 시위 참가자를 때리고 바닥에 찍어누르고, 레이저펜을 눈에 쐈다"고 보도했다.
자세한 설명을 포함한 이번 보고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더욱 가열하고 불안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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