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인하 가능성엔 ‘선 긋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오테이 메사 지역의 남쪽 국경 방문 중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AP] |
미국 기준금리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또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다. 17일(현지시간) 연준이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파월 의장과 연준은 또다시 실패했다”며 “배짱도 없고 감각도 없고 비전도 없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끔찍한 소통자’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결정을 설명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위험에 대한 보험을 제공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지난 7월과 마찬가지로 이번 기준금리 인하도 보험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이너스(negative) 금리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때도 마이너스 금리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낮춰 사실상 ‘제로(0) 금리’로 떨어뜨렸지만 마이너스는 아니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맞서 연준도 유럽이나 인도처럼 적극적으로 금리를 낮춰 미국 경제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마이너스 금리를 언급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멍청이들’ 때문에 평생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치고 있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제로나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올해 두 차례 보험성 금리 인하를 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중국과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리스크 증가에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경제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연준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돌아선 것이 미국 경제 전망이 양호하게 유지되는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저격했다. 파월 의장은 “통상과 관련한 상황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다”면서 “내 생각에 기자회견을 하는 이 순간에도 다시 나빠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 경제는 그 자체로 건실하지만 (통상마찰 같은) 심각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이 평시와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로이터 통신은 “연준은 이 변덕스러운 시기에 미국 경제가 버티는 것이 자신들의 조치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