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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헤럴드디자인포럼] “겁내고 모른 척 하기엔 너무 중요…환경은 내 인생의 주제”
기조연설자 배우·디자이너 공효진
혼자선 별 것 아닌 일들도 같이 하면 큰 진전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슈퍼매직팩토리’ 주도
생활 속 실천 늘 고민하는 ‘프로분리수거자’
패션트렌드세터-환경보호 충돌 해결책 찾아
배우 공효진이 전개하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슈퍼매직팩토리''. 버려진 것의 새로운 가치 재발견을 모토로 내세웠다. [공식홈페이지 제공]

“몰래 껌 종이를 떨어뜨릴 수도 있고, 촬영장에서 일회용품에 담긴 도시락을 먹고 슬쩍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욕을 먹을 수 있고, 사진까지 찍혀 네티즌에게 지적당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게 두려워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나 혼자선 정말 별 것 아닐 수 있는 일들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정말 큰 일을 낼 수 있다고 믿게 됐다. 그렇기에 그런 고민과 망설임 모두 다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공효진의 ‘공책’(2010) 중)

20년 간 한결 같이 사랑받고 있는 국내 정상의 배우, 공효진이 ‘헤럴드디자인포럼2019’ 기조연사로 무대에 선다. 배우이자 환경 애호가, 그리고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슈퍼매직팩토리’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로서다. 그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세계적인 아트&디자인계 명사들과 비전을 공유한다.

영화 1999년 ‘여고괴담2’로 데뷔한 이래, 영화와 드라마 블록버스터, 독립영화까지 성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명품브랜드 ‘디올’의 뮤즈로 활동하는 패셔니스타다. 그러나 배우로, 패셔니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공효진이 오랜 시간 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특히 패션 사업에서는 환경에 폐해를 주는 사례들이 자주 언급되기 때문에, 환경 애호가이자 패셔니스타라는 두 가지 수식어가 동시에 붙는 건 낯설기도 하다.

가령 청바지 한 장을 염색하기 위해선 3000~4000리터의 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화학약품과 염색약을 사용하기에 이 물은 재활용하기도 어렵다. 옷 한 벌을 만드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되지만, 연간 제작된 옷의 30%는 매립지로 직행한다.

공효진은 포럼 기조연사로 나서기에 앞서 헤럴드경제에 “내가 환경을 걱정하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른다. 쇼 프로에서 그런 내 모습을 보여준 적도 없고, 또 그렇다고 내가 완벽한 환경운동가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내가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일회용품을 쓰는 내 모습이 사진에 찍혀 SNS에 오를 수도 있고, 어쩌면 내 무덤을 파는 것일 수도 있겠다”면서도 “그렇다고 겁내고 모른 척 하기엔, 환경 문제는 제 인생의 주제”라고 말했다.

패션 분야의 트렌드세터와 환경 보호라는 다소 충돌하는 가치 속에서 공효진은 나름의 해결책을 찾고 있다. 최근의 활동은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슈퍼매직팩토리’다. 티티마 출신 가수 강세미와 함께 버려질 운명에 처한 의류, 신발, 소품들을 새롭게 재탄생 시키는 업사이클링 브랜드에서 디자인을 직접 맡고 있다. “여우털 코트 한 벌을 두고 사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고민했던” 그는 이제 패션 속에서 환경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공효진은 환경 문제에 대해 소신을 갖고 일상의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일회용 테이크아웃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콘센트에 꽂아놓은 플러그를 모두 뽑는다거나, 샤워는 10분 만에 물로만 끝내고, 수건은 여러 번 쓴 후 세탁해 물을 아끼는 식이다.

그는 또 플라스틱 주스병에 붙은 비닐은 따로 떼어 분리하고, 우편 청구서의 주소란에 붙은 비닐도 일일에 제거해 버리는 ‘프로 분리수거자’이기도 하다.

“나의 편리함을 위해 얼마나 많은 지구의 에너지가 소모됐고, 어떤 생명이 희생됐을지를 늘 고민한다”는 공효진은 “헤럴드디자인포럼이 던진 ‘지금 우리에게 새로운 행성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조금은 더 단호한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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