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로 추락…4월 이후 최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30%대로 떨어졌다. 미 국민들 사이에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ABC뉴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8%로 7월 44%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월 최고치로 올랐던 지지율이 다시 4월(39%)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투표 연령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전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던 ‘경제’ 부문에 대한 지지율도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6%로 7월보다 5% 낮아진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47%로 5% 늘어났다. 현재 미국의 경제 상태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유권자는 56%로 7월 대비 9%나 줄었다. 반면 ‘부정적’이란 평가는 43%로 증가했다.
특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중 60%는 내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43%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및 경제 정책이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증가시켰다”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공포도 광범위하게 드러났다. 응답자의 60%는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생활 물가를 높일 것으로 내다보며 우려를 표했다.
WP는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주요 성과로 내세워온 강한 미국 경제가 잠재적 불안의 신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서 “유권자들은 미중 무역 분쟁 격화가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가격을 올릴 것이란 공포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혼란에 대응해 “변덕스러운 접근법”을 취해왔다고 WP는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공격하고, 새로운 감세안을 언급했다 철회하는가 하면, 무역전쟁 심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칭찬했다 비난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우리 경제는 강하고, 우리 나라는 위대하고, 이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며 “모든 미국 국민들에게 한 가지 간단한 말을 전한다: 축하한다”고 자찬했다. 이번 조사는 2~5일 미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김현경 기자/p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