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새끼 쌍둥이 중 한 마리. [AP] |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독일 베를린의 한 동물원에서 지난달 태어난 쌍둥이 자이언트 판다의 이름을 짓는 문제가 세간의 관심을 끌면서 ‘판다 외교’ 때문에 홍콩 시위에 침묵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촉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 타블로이드 일간 빌트지는 이달 2일 쌍둥이 새끼 판다의 모습이 공개되자 이름을 각각 ‘홍(Hong)과 콩(Kong)으로 짓자’고 제안했다. 이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의 시위대를 지지하자는 취지가 내포돼 있다.
일간지 데어 타게스슈피겔도 이 제안에 동참하면서 인(Yin)과 양(Yang), 핑(Ping)과 퐁(Pong) 같은 이름이나, 독일 어린이용 책 주인공인 플리슈(Plisch)와 플룸(Plum), 막스(Max)와 모리츠(Moritz) 같은 이름보다 홍과 콩이 낫다고 전했다.
빌트지는 이날 자 1면 기사에서 “새끼 판다들의 뒤로는 중국의 무자비한 정치가 있기 때문에 홍과 콩으로 부르는 것을 선택했다”면서 독일 정부가 작은 곰들의 출생에 정치적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 시위를 주도하며 유명해진 조슈아 웡은 빌트지에 새끼 판다들의 이름을 ‘민주주의’와 ‘자유’로 부를 것을 촉구하면서 “독일이 중국에 분명하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작명 이유를 밝혔다.
독일은 2017년 자이언트 판다 암컷인 멍 멍(6세)과 수컷 자오 칭(9세)을 중국에 100만 유로를 내고 임대기간 15년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판다 외교’라는 이름으로 유럽 일부 국가들에 자이언트 판다를 임대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들 판다 부부가 독일에서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을 때 참석해 축하행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지난해 베를린 동물원에는 멍 멍과 자오 칭을 보려고 500만 명이 몰려들었다.
한편 지난달 태어난 새끼 판다들은 중국 정부의 소유이기 때문에 향후 3~4년 뒤에는 중국으로 돌려보내질 것이라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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