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방송 RTL 웹사이트 캡처] |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독일 유명 TV 퀴즈쇼의 열혈팬이 15년간의 노력 끝에 마침내 최고 상금을 타는 데 성공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에 거주하는 변호사 신분의 얀 슈트로흐(35)씨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방송된 독일 판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 퀴즈쇼 (Wer Wird Millionar)’ 20주년 방송에 출연, 100만유로(약 13억3000만 원) 우승 상금 수령자가 됐다.
1998년 영국에서 시작된 ‘백만장자 퀴즈쇼’는 독일 등 전 세계 50개국에 포맷이 팔려나간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 슈트로흐는 독일 판 백만장자 퀴즈쇼가 시작된 이후 1407회까지 단 한 회도 놓치지 않은 열혈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실제로 슈트로흐는 백만장자 퀴즈쇼 초기인 10대 때 ‘본방송 사수’를 위해 가족 행사까지 불참하기 일쑤였으며 방송 이후에는 기출 문제를 복습하고 친구들을 불러 퀴즈쇼 역할극을 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그의 열정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집 지하창고에 백만장자 퀴즈쇼 스튜디오를 똑같이 모방한 세트를 만들어 15년 넘게 출전을 준비했다. 세트 수준은 단순히 무대 배경 디자인을 베낀 정도를 넘어 도전 성공자에게 쏘는 휘황찬란한 조명과 음향효과까지도 갖췄다.
슈트로흐 변호사는 백만장자 퀴즈쇼 출전을 계속 신청했지만, 수없이 거절을 당했으나, 그의 열정에 감복한 제작진이 결국 그를 20주년 방송 도전자로 선정한 것.
우승 후 독일 타블로이드 매체 빌트와 인터뷰에서 슈트로흐 변호사는 “거의 16년간 내가 제작한 세트에서 모든 버저와 음향을 숙지하며 백만장자 퀴즈쇼를 재연했으니 분명히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염려한 건 눈앞이 캄캄해지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면서 “500유로가 걸린 문제를 풀고 나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상금 100만 유로를 받은 슈트로흐는 퀴즈쇼 제목대로 백만장자가 됐지만 변호사 일을 중단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금 중 일부는 새 양복을 사고 호주로 휴가를 가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내비쳤으며 이중 일부는 조류종(種) 유럽칼새 보호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나머지 상금으로는 지하창고의 퀴즈쇼 세트를 대대적으로 보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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