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슈라프 가니(가운데)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특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으로 꼽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의 서막이 될 수 있는 평화협정 초안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특사는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TOLO뉴스에서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135일 이내에 아프가니스탄 5개 기지에서 5000명의 미군을 철수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이 이행된다면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18년간 지속되고 있는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나는 서막을 열게 되는 것이라고 CNN방송은 전했다. 아프간 전쟁으로 2300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으며, 수십억달러의 세금이 전쟁에 투입됐다.
이번 합의는 1만4000명에 달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점차적인 철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2020년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숙원이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이 가장 오래 끈 전쟁인 아프간전을 종식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할릴자드 특사는 “미국은 탈레반이 이슬람 근본주의 시스템으로 회귀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동의하는 아프간 평화 회담에 따라 세워진 정부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합의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선 5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의 부상자를 남기는 폭탄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합의가 실질적인 종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할릴자드 특사는 이번 평화협정 초안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종전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종전은 아프가니스탄 평화 회담을 통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협정은 아프간 내 회담이 곧 시작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9월28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전에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