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리용호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연합] |
[헤럴드경제]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9월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총회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유엔총회의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대사급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총회는 내달 17일 개막하며, 하이라이트 격인 '일반토의'(General Debate)는 내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다. 일반토의는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대표로 참석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를 기조연설을 통해 내놓는 자리다.
북한은 애초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것이라고 유엔 측에 알렸지만, 지난주 대사급으로 변경했다.
기조연설자가 장관급(Minister)에서 대사급(CD·Corps Diplomatique)으로 격하된 것으로, 북한의 기조연설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내달 30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총회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통상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회원국의 국가원수(대통령 또는 국왕), 정부 수반(총리), 부통령·부총리·왕세자, 외교부 장관 등이 맡는다.
북한도 거의 빠짐없이 유엔총회에 외무상을 파견해 왔다는 점에서, 대사급이 유엔총회 무대에 오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 된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간 고위급회담도 무산되는 셈이다.
리 외무상은 지난 23일 폼페이오 장관의 '강력한 제재' 언급을 문제 삼아 "독초"라는 등 막말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리 외무상을 파견하지 않은 것은 미국 측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엔총회를 계기로 기대됐던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더라도, 이른바 '뉴욕채널'을 통한 북미 간 물밑접촉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북미 정상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이 이달 초·중순 진행된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 재개가 미뤄졌고, 지난 20일 연합훈련이 끝난 뒤에도 북한으로부터 협상 재개와 관련한 신호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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