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위해 고금리 온라인 대출…‘카드 돌려막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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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중국의 청년층이 자유분방한 소비로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동시에 가계부채 심화의 우려도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젊은 중국인들이 미국인처럼 소비하고 있다”며 “1990년에서 2009년 사이에 태어난 30세 미만의 중국인 3억3000만명은 이전 세대처럼 절약하고 저축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전자기기, 엔터테인먼트, 여행 등에 열광적으로 돈을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하루 동안 35조원의 매출을 올린 알라바바 ‘광군제’ 행사에서 소비자의 절반 가량이 1990년 이후 출생이었다.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청년층이 중국에서 주 소비 세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저우야 폭스바겐그룹차이나 시장 조사 및 고객 정보 책임자는 “중국 자동차 구매자의 약 4분의 1이 30세 미만이며 2025년까지 60%로 증가할 전망”이고 말했다.
청년 소비자들은 헤이티(喜茶), 루이싱 커피 등 현지 브랜드의 성장도 견인하고 있다. WSJ은 “청년층의 소비가 중대한 시기에 있는 중국 경제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들의 소비가 이미 심각한 중국의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은 구매를 위해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파이낸셜’ 같은 온라인 대출기관이나 알리페이의 리볼빙 신용대출 계좌 ‘화베이’ 등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 2015년 4월 출시된 화베이는 대출금액이 벌써 1조위안(약 169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왕신위(24) 씨는 6개의 신용카드에 약 1만1200달러(약 1360만원)의 빚이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은 대학에 다닐 때 발생했다. 현재 600달러의 월급을 받으면서 빚을 갚고 있지만 여전히 카드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카드 돌려막기’를 하기도 한다.
컨설팅 기업 올리버와이만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신용카드 소지자 중 21~30세의 평균 지출은 8820달러(약 1070만원)로 전 연령 평균 6360달러(약 771만원)보다 훨씬 높았다.
손쉬운 대출이 청년층의 소비를 더욱 부추기고 일부 대출 기관에선 엄청나게 높은 이자를 매기자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중국 당국은 2017년 말부터 새로운 온라인 대출기관의 허가 발급을 중단하고, 일부 대출의 금리 상한선을 연 36%로 설정하는 등 감독을 강화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가계부채가 급증하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JP모건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내년 61%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2010년 26%의 두 배 이상으로,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현재 수준보다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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