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등 재난위험 낮아…국토 중앙에 위치해 선택”
조코 위도도(가운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를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東)칼리만탄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인도네시아가 수도를 자바섬의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의 동(東)칼리만탄으로 옮기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기존 수도인 자카르타를 경제 중심지, 새 수도를 행정 중심지로 각각 역할을 분담시키겠다는 계획이다.
27일 영자지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새로운 수도의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동칼리만탄주(州)의 북(北)프나잠 파세르군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군 일부”라고 발표했다.
보르네오섬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 3개 국가를 나누는 국경선이 그어져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동칼리만탄은 홍수, 쓰나미, 지진, 산불, 화산 등 재난 위험이 적다”며 “지리적으로도 인도네시아의 중앙에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를 이전하면 해당 지역의 산업화가 뒤따를 것”이라며 “자카르타는 세계적인 비즈니스와 금융 도시로 계속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르네오섬 지도. 인도네시아의 새 수도 예정지는 보르네오섬 발릭파판 인근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지역이 자바섬의 자카르타에 비해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고 수도 이전 이유를 설명했다. [구글 맵 홈페이지 캡처] |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은 전체 인도네시아 면적의 7%에 지나지 않지만, 거주 인구는 전 국민(2억6400만명)의 53%가량인 1억4100만명에 달한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정부는 경제력 편중 현상도 심각하다고 판단, 동칼리만탄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고 자카르타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서 역할을 분산하기로 정했다.
실제로 자카르타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 고층 건물 급증 등의 영향으로 매년 평균 7.5㎝씩 지반이 내려앉는 바람에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태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대도시여서 극심한 교통 체증도 겪고 있다. 그러나 항구 도시인 탓에 지반이 진흙으로 돼 있어 그동안 지하철 건설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반을 다지는 기초 공사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 독립과 함께 수도로 지정된 지 74년이 지난 올해 3월에야 지하철(MRT)이 개통됐을 정도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 1단계에서는 인구 150만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며, 이 중에는 20만명의 공무원과 2만5천여명의 경찰과 군 병력이 포함된다. 신행정수도 건설 비용은 대략 330억 달러(40조원)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건설 비용 가운데 대부분을 ‘민관 협력 형태’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재원 마련이 신행정수도 계획 실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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