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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나타내자 덴마크가 ‘터무니 없다’며 선을 그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린란드는 덴마크 소유가 아닌 그린란드의 것”이라며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검토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그린란드 정부가 성명을 통해 “비즈니스에는 열려 있지만,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린란드 매입 검토설에 대해 “우리가 논의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매입은 전략적으로 흥미로운 것”이라면서도 “(그린란드 매입은 미국의) 최우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같은 날 폭스뉴스선데이에 나와 “그린란드는 전략적 장소이며 많은 가치 있는 광물을 갖고 있다”며 그린란드 매입 검토 사실을 시인했다.
지난 15일 이 사실을 최초 보도한 WSJ은 이날 그린란드 행정중심도시인 누크를 찾아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누크는 그린란드 전체 주민 5만6000명 가운데 30% 이상이 거주하는 곳이다.
WSJ은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 대부분이 미국의 매입 검토를 단순한 농담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항구에서 출항 준비를 하던 한 여성은 “내 주변 사람들 모두 ‘고맙지만 사양하겠어’라고 말했다”고 WSJ에 밝혔다.
18세기 초 덴마크 영토로 편입된 뒤 꾸준히 이어온 자치권 확대 노력을 언급하며 미국의 매입 검토에 강력 반발한 주민도 있다. 전통 이누이트 문신 예술가인 마야 시알룩은 WSJ에 “우리는 300년 넘게 자치권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사들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2009년부터 자치권 확대를 달성했지만 외교와 국방, 통화정책 등은 여전히 덴마크에 의존하고 있다.
북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약 210만㎢의 면적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섬이다. 멕시코보다 크고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약간 작다. 전체 면적의 약 80%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으며 주민들은 해안가에 주로 머물고 있다.
주로 새우와 생선을 잡아 수출해 소득을 올리지만 가장 중요한 자금원은 덴마크의 지원이다. 그린란드는 전체 세입의 절반 이상인 5억6000만 달러(약 6800억원)의 예산을 덴마크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 최근에는 희토류 채굴 타당성 평가가 이뤄지는 등 지하자원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의 안보조약에 따라 그린란드에 최북단 군사시설인 공군기지(Thule Air Base)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1917년 덴마크로부터 버진 아일랜드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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