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경기부양책 표명 가능성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EPA] |
세계 경제에 침체의 그늘이 짙어지자 각 중앙은행들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부양책을 제시할 지 여부가 오늘날 세계 경제를 덮친 ‘R(Recession, 경기 침체)의 공포’를 벗어날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당장 시장은 오는 22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매년 8월 말 개최하는 잭슨홀 미팅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고위 공무원, 석학 등 150여명이 모여 경제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파월 의장은 23일 오전 연례 중앙은행 회의에서 연설을 할 예정으로, 시장은 이 자리에서 그가 금리 인하를 비롯해 전향적으로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칠 것으로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에 단기 금리를 인하한 후 연준은 추가적으로 금리 인하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문제는 금리를 언제, 얼마나 인하할 것인지 여부”라면서 “파월 의장의 연설은 연준의 다음 행보가 무엇일지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경제의 위기신호에 대한 해석을 놓고 연준 내 이견이 여전히 분분하다는 점에서 향후 연준의 행보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연준 관계자들의 인터뷰 등에 따르면 12개 지역 연준 총재 중 절반이 불과 지난 7월 통화정책회의 당시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CB의 경우 경기 부양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ECB는 오는 22일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내용이 담긴 7월 통화정책 회의록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MUFG 은행은 ECB가 오는 9월까지 20bps(0.20%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약 75% 수준으로 점쳤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금리인하 만으로는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금리인하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정치 경제학자인 제임스 스톡 역시 금리인하 카드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이 정도(위기상황)라면 통상 5%p의 금리 인하로 경기 침체에 대응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에게는 5%p가 없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