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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기업들이 뉴스 웹사이트에 광고를 할 때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나 논란이 있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에는 광고 노출을 꺼려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항공사들이 항공기 추락 관련 기사에 자사 광고가 뜨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총격’이나 ‘폭탄’같은 단어가 들어간 기사에 광고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기업들이 광고 노출을 꺼려하는 단어라고 WSJ은 전했다. ‘이민’, ‘인종차별’ 등도 기업들이 꺼리는 단어다.
기업들이 이처럼 조심하는 것은 가짜뉴스에 자신들의 광고가 연결되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번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면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것을 경험한 기업들이 논란의 소지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WSJ은 이를 일종의 ‘단어 블랙리스트’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광고주들이 웹 사이트는 물론 이제는 웹 콘텐츠까지 광고와 연결 지으면서 뉴스 편집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 사회적 쟁점이 되는 기사보다는 말랑말랑한 생활뉴스를 더 많이 배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SNS기업에 광고 수익을 빼앗기고 있는 소규모 언론사들은 광고주 입맛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영국 가디언지는 일부 광고주가 ‘브렉시트’란 단어가 들어간 기사에는 자사 광고를 차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광고회사 ‘인티그랄 애드 사이언스’는 지난 6월 광고주 2637명 가운데 1085개의 브랜드가 ‘총격’을 차단했으며 314개 브랜드는 ‘IS’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오바마’를 차단한 광고주도 83개나 된다.
WSJ은 자체 입수한 문건에서 구글이 ‘사생활’이나 ‘연방수사’, ‘반독점’,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같은 단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