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건할 책임 있다”…사퇴설 일축
13일(현지시간) 홍콩 국제공항 점거 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범죄인 인도법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홍콩의 반중(反中) 시위대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되는 등 유례없는 항공 마비사태가 발생하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법치주의를 파괴하기 위한 시도"라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향한 시위대의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홍콩을 재건할 책임이 있다"며 이를 일축했다.
람 장관은 13일 오전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전날 발생한 초유의 공항 사태와 관련, 반중 시위대에 책임을 돌리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홍콩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시위대는) 홍콩을 깊은 구렁으로 밀어넣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람 장관은 홍콩이 분열이 아닌 대화와 화합을 도모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차이는 접어두고 1분만이라도 우리의 도시와 집을 살펴보자. 모든 것이 소멸되는 구렁으로 그것들을 밀어넣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우리는 폭력에 반대해 법치를 유지해야 하며, 이 모든 것이 진정되면 우리는 진정성 있는 대화와 개선을 위한 화합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이 쏜 진압 장비에 한 여성 참가자가 실명한 사건에서는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면서 "특히 이 여성이 경찰에 신고를 해서 우리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지난 11일 시위에서 경찰이 발포한 고무탄을 맞고 오른쪽 안구가 파열되고 고뼈 연골이 가라 앉는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경찰의 과도한 폭력 사용에 항의한 반중 시위대의 공항 점거 시위를 촉발했다. 하지만 이날 람 장관은 "경찰이 시위대를 상대할 때 지침을 따르고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서 람 장관은 행정 수반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강조, 시위대의 '사퇴요구'에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람 장관은 '사임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나는 홍콩의 경제를 재건하고 국민의 호소를 주의 깊게 경청해 해소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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