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5년내 디폴트 가능성 75%”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주가는 하루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고, 페소화 가치는 5분의 1가까이 떨어졌다.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부활 가능성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 메르발지수는 지난 주 종가 대비 무려 37.93% 폭락한 2만7530.80에 장을 마쳤다. 이는 달러 기준으로 치면 주가가 48%나 하락한 것으로, 지난 70년 간 전세계 94개 증시 중 두번째로 큰 낙폭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1989년 6월에는 내전에 빠진 스리랑카에서 주가가 60% 이상 폭락했었다. ▶관련기사 15면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이날 18.8% 급락해 달러당 57.30페소로 마감했다. 이는 2015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이날 페소화 가치는 한때 역대 최저 수준인 30%까지 급락했다가 중앙은행이 1억500만달러(약 1280억원) 규모의 보유 달러화를 매각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 같은 충격은 전날 실시된 대선 예비선거에서 시장친화적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이 ‘완패’하면서 비롯됐다.
이날 선거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운 중도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47.7%를 득표해, 마크리 대통령(32.1%)을 15%p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 오는 10월27일로 예정된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마크리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실업률 9.5%, 물가 상승률 55.8% 등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다. 여기에 더해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설 경우 국가채무 불이행 가능성까지 우려되면서 금융시장에 충격과 공포를 더했다.
블룸버그는 “아르헨티나가 향후 5년 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75%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