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확인되면 수십억달러 벌금 부과…미중 무역전쟁 전면전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미국이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 관련 자금 조달을 도운 혐의로 중국 3개 대형 은행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되는 등 전면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재판부의 판결문을 바탕으로 미국 검찰이 중국 3개 대형 은행이 북한 핵무기 개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44쪽 분량의 판결문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중국 기업을 이용해 수백만달러의 석탄 등 광물을 수출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에 필수적인 물질을 구입하는데 사용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들 거래에 관계된 중국 은행에 대해서는 법정 문서를 통해 확인되지는 않지만, 중국초상은행과 중국교통은행, 그리고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일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모두 자산 기준으로 중국 10대 은행에 포함되어 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은행보험감독위원회(CBIRC) 빌딩 앞에 여러대의 폐쇄회로(CC)TV 카메리가 외부를 감시하고 있다.[로이터] |
전직 중앙정보국(CIA)과 재무부 관리였던 브라이언 오툴 애틀란틱 카운슬 선임 연구원은 “만약 중국 은행들이 해당 과정에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증거를 찾는다면, 수십억달러의 벌금을 물릴 수 있을 것”이라며, “쿠바를 지원한 유럽은행에도 벌금이 부과되었으며, 이란과 수단에 대한 제재를 위반한 곳에도 그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미국과 중국 교역뿐 아니라 중국 경제와 글로벌 경제에 있어 시스템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미국이 수조 달러에 이르는 무역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은행 서비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주저해 왔지만, 지금처럼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선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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