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는 4일 테러 위협등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전시 중단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걱정스럽죠. 배타적 민족주의로 가면 안되는데, 이를 촉발하는 사건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이 전시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전시죠. 전시에 함께 참여한 여러 국적의 작가들도 이 지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시 전시를 열라는 연명 움직임도 있습니다"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리는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김서경 · 김운성)이 지난 4일 전시가 중단 된 것에 항의해 본전시 작업 철수를 요청한 박찬경 감독은 5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감독은 "중단을 결정 했을 때 참여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일본 언론측에서도 이를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1일부터 3일간 일반에 공개됐다가 안전상의 이유로 전시를 중단했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3일 테러협박등을 이유로 '표현의 부(不)자유전, 그 후' 기획전 중단을 발표했다. 기획전에는 소녀상 외에도 쇼와 일왕이 불타는 영상 등 전국 미술관에서 철거된 20여점을 모아 전시하고 있었다.

아이치현 측에서 전시 중단을 선언한 이유는 '지속적 테러 위협'이다. 오무라 지사는 "'철거하지 않으면 가솔린 통을 들고 가겠다'는 팩스가 들어왔다"며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체가 안전하게 열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일 소녀상 전시를 이유로 전시회에 대한 정부 지원금 삭감 가능성을 시사했고,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도 같은날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전시로 유감"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작가들은 테러의 위협이 있다면 경찰력을 강화하는 등 보안에 힘써야지 전시를 중단하는 것은 정치적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본전시에 참여한 박찬경 작가는 "애니메이션 센터 방화 등 일련의 사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테러위협이 있다면 보안을 강화해야하는 것이 맞다. 전시 자체를 중단해버리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기획전이 열려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획전 실행위원회는 3일 국제예술제측에 "전후 일본 최대 검열사건"이라고 항의 성명을 냈다. 문화예술인 단체인 일본펜(PEN)클럽도 같은 날 전시를 계속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박찬경, 임민욱 작가는 전시작품 철회를 트리엔날레 측에 요청했고, 내일부터 철수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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