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미래’ 우제길미술관서 상영
배경 작품·음악에 실린 ‘광주 이야기’
무등산 자락의 미술관 자체도 볼거리
제 18회 2018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공개된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꽃 피는 미래: 무등의 빛 광주의 빛’ 영상 중 한 장면. 광주의 대표적 추상회화 작가인 우제길의 작품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우제길미술관 제공·헤럴드DB] |
우제길 작가와 김차순 우제길미술관 관장 [우제길미술관 제공·헤럴드DB] |
우제길미술관 전경. 외벽이 온통 흰색이다. 굴곡진 벽 사이로 빛과 어둠의 명암대비가 선명하다. [우제길미술관 제공·헤럴드DB] |
세계 수영 선수들의 ‘물의 축제’는 끝났지만 ‘빛의 축제’는 계속된다.
제 18회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꽃 피는 미래: 무등의 빛 광주의 빛’을 재구성한 작품이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광주 동구 우제길미술관은 해당 작품을 오는 10월 15일까지 상영한다고 밝혔다.
‘꽃 피는 미래’는 지난 12일 처음 공개됐다. 개막식이 열렸던 광주여자대학교 유니버시아드 체육관 8000여 객석에 김종률 작곡 ‘무등산’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15미터 높이의 아쿠아그래피와 360도 대형영상이 펼쳐졌다. ‘빛’, ‘가족’, ‘민주’, ‘평화’를 키워드로 한 우제길, 황영성, 한희원, 강동권 작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이이남이 제작한 작품이다. 무대는 순식간에 꽃으로, 산으로, 물로 채웠졌다가 장엄함 빛 기둥으로 산화했다. ‘민주·인권·평화’를 지향하는 광주 정신과 광주의 다양한 이야기, 역사를 표현한 것이다.
미술관 전시장에서 만나는 ‘꽃 피는 미래’는 총 2개 영상으로 나뉜다. 2분 47초 분량으로, 전시관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작품은 세계수영대회 개회식에서 공개된 이이남 작가의 작품을 재구성했다. 개회식때 소재로 삼은 우제길·황영성·한희원·강동원 작가의 작품에다 옛 전남도청 본관 건물과 분수대를 추가해 ‘민주·인권의 도시’ ‘빛의 도시’ 광주가 세계를 향해 던지는 평화 메시지를 스토리텔링한다.
전시실 입구 왼편에는 세계수영대회 개회식 공연 영상이 나온다. 개회식을 보지 못했던 관객이라도 그때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전시실 입구에는 ‘무등산’ 노래말이 적힌 악보가 비치됐다. 관객들은 개회식 공연 영상에 맞춰 따라 부를 수도 있다.
작품관람도 좋지만 미술관 자체도 둘러볼만 하다.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미술관은 규모는 아담하지만 야외 조각공원, 공연장,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오밀조밀하게 자리잡았다. 지하 작업실로 통하는 유리창을 통해 우제길 작가의 아뜰리에도 구경할 수 있다. 미술관 외벽은 온통 흰색이지만 화이트 블럭으로만 보이진 않는다. 굴곡진 벽면 사이로 빛을 받는 부분과 그늘진 부분이 번갈아 자리잡아 강렬한 명암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우제길 작가의 작업실에서 시작한 미술관은 지난 2014년 건축가 승효상의 설계로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한편, 미술관 카페 한 쪽 벽에는 이이남 작가의 ‘꽃 피는 미래’에 활용된 우제길 작가의 원작도 걸려있다. 올해 초 작업을 의뢰받고 제작한 신작이다. 작가는 몇 달 동안 빛을 상징하는 색 띠를 조합하고 그려넣었다. 지극히 노동집약적인 작품이다.
김차순 우제길미술관장은 “광주세계수영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해 우제길 작가의 작업을 재능기부하는 한편, 이번 특별전도 마련했다”며 “민족과 역사의 아픔을 품어주던 ‘어머니’무등산이 이제 생명력 넘치는 꽃이 돼 세계인에게 평화의 물결로 다가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