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지난 21일 홍콩에서 흰옷을 입은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전철역에서 각목 등으로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27일 경찰의 금지 방침에도 '백색 테러' 규탄 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재야 단체들은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 백색 테러 폭력사건 현장인 신계(新界) 지역의 위안랑(元朗)역에서 폭력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반중·친중 진영 간의 극한 대립 양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홍콩 경찰은 추가 충돌을 우려해 집회를 불허했지만, 폭력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은 집회를 강행할 태세다.

경찰은 위안랑역 시위에 10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위 예상지인 위안랑역 일대에는 벌써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많은 가게와 체육센터 등 공공시설이 오전부터 문을 닫았다. 주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식료품 등 생필품들을 대량으로 사 쌓아놓기도 했다.

특히 백색 테러 용의자들이 다수 사는 것으로 알려진 위안랑역 인근 남핀와이(南邊圍) 마을에서는 여러 집이 폭풍에 대비하듯 유리창 밖에 나무판자를 덧대고 못질을 해 놓아 내부를 보호하고 있었다.

일부 마을 주민은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다른 지역으로 피신을 떠나기도 했다.

문제의 흰옷 남성들이 친중파와 연계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이 이번 폭력 사건을 사실상 방치한다는 비난까지 쏟아지면서 불안감과 함께 분노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활발하게 참여하는 소셜미디어에서는 복수의 의미로 백색테러 가담자의 근거지로 여겨지는 남핀와이 마을을 파괴하자는 극단적인 주장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강경 시위대는 벌써 극단적인 폭력으로 맞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콩 특별행정구의 2인자인 장젠쭝(張建宗·매튜 청) 정무사장이 행정 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다면서 공개 사과를 했다.

그러나 오히려 경찰이 장 사장의 사과에 공개 반발하면서 홍콩 자치정부 내 분란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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