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기 [EPA]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중국의 경제성장은 거의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지만, 이는 전적으로 미국과의 무역전쟁때문 만은 아니라고 미국 CNN비지니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중국의 올 2분기 국내 총생산 성장률은 6.2%로, 중국 정부가 1992년 분기별 수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발표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의 관세가 중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수천개의 회사들이 떠나고 있고, 이것이 중국이 미국과 무역합의를 하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한 휴전협정에도 불구하고, 2500억 달러 어치의 중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중국의 제조업과 농업 부문을 강타했다. 일부 미국 기업들도 베트남, 대만, 한국, 방글라데시와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공급업체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1년 간 지속된 무역전쟁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 가장 큰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 같은 중국의 둔화는 높은 부채 및 소비자들의 신중한 지출과도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시작된 대규모 경기부양책에서 비롯된 높은 수준의 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수 년간 고군분투해 왔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금융연구소(II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부양이 중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시켰지만 올 3월 현재 중국 GDP의 300%가 넘는 40조 달러의 정부, 기업, 가계 부채가 발생했다. 중국의 전체 부채는 전세계 총부채의 약 15%를 차지한다고 IIF는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금융시스템의 규제 강화, 은행 대출 축소, 섀도 뱅킹으로도 알려진 규제되지 않은 대출의 단속 등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채무 불이행률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금융데이터 제공업체인 윈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채무불이행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다 중국 소비자들이 미래 경제와 증가하는 부채 수준에 대해 걱정하면서 지출을 미루고 있는 것도 중국 성장에 타격을 미쳤다. 또 치솟는 부동산가격도 구매력을 약화시켰다고 CNN비지니스는 분석했다.
중국의 올 상반기 소매 판매는 8.4%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감소했다.
예컨데, 애플의 중국 판매량이 급감했다.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국지역의 애플 매출은 올 2분기에 1년 전보다 21.5%나 감소했다.
올 상반기 자동차 총지출도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포드는 이달 초 2분기 중국 내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2%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제너럴 모터스는 2분기에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12% 감소했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2007년에 14.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후 각종 어려움을 겪으면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6%대 6.5%로 하향 조정했다.
제조업 중심의 경제에서 기술과 서비스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려는 중국의 노력도 침체에 일조했다.
중국은 철강, 시멘트, 조선업과 같은 중공업 분야의 과잉 생산능력을 감축하는 한편 국내 기업들은 고부가 가치 분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해 왔다. 이로 인해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 등 대기업들이 부상했지만 전통적인 제조업 인력들이 전환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CNN비지니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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