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강소성 연운항의 모습 [EPA]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의 대미(對美) 투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약 9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내 규제가 강화되고, 해외 투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제한조치가 맞물리면서 생긴 결과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경제조사기관인 로듐그룹의 자료를 인용, 지난 2016년 465억 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찍었던 미국에 대한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지난해 54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약 2년 사이에 88%나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올해 중국 기업들의 투자 역시 4월까지 28억달러를 기록,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투자자들의 대미투자 감소의 배경으로는 미국 규제 강화와 중국 경기 둔화가 지목된다. 관세 전쟁을 앞세운 양국 간 무역긴장감도 투자 심리 하락을 이끌었다. NYT는 “중국 경기 둔화와 자본 통제 강화로 인해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사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면서 “트럼프 정권이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도 투자 심리를 얼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미 투자 감소가 오늘날 미중 관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서 미국은 최근 꾸준히 유입됐던 중국 자본이 줄면서, 스타트업, 부동산 등 여러 산업에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 책임자를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급격히 떨어진 것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관계가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미국은 중국을 믿지 않고, 중국은 미국을 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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