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제 성향 중국계 호주 작가, 지난 1월 중국 현지서 체포
中 “정치적 의도 없다”…호주와 화웨이 5G 사업 참여 등으로 갈등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베이징에서 중국계 호주인 작가 양헝준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의 국가안전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중국 현지에서 억류된 중국계 호주 국적 작가이자 반체제 성향의 시사평론가인 양헝쥔이 베이징에 있는 구금시설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호주 외무부 대변인은 양 씨가 해당 시설로 옮겨진 사실을 확인 중이라면서 “양 씨가 자신의 변호사와 즉각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중국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양 씨의 신상에 대해 그의 사건이 아직 조사 중이라면서, 아직까지 양 씨에 대한 석방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국가 안보기관이 법에 따라 엄격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양 씨의 정당한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면서 “양 씨의 건강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법률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사법당국은 통상 6개월까지 용의자를 붙잡아둘 수 있지만, 사안이 국가 안보와 관련이 있을 경우 구금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양 씨의 중국 내 억류가 장기화되면서 중국과 호주 간의 긴장감도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앞서 중국은 올 초 양 씨를 억류할 당시 “베이징 국가안전국이 호주 국적인 이 사람에 대해 중국의 국가 안전을 해치는 범죄 활동을 한 혐의로 강제 조치를 했다”고 밝히면서, 양 씨의 체포에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 2명을 구금하는 ‘보복성 체포’를 감행한 지 얼마지 않아 양 씨가 체포됐다는 점을 미뤄,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화웨이 5G 금지’ 등을 비롯한 호주 정부에 대한 ‘경고’이자 ‘보복성 행동’이라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 최근들어 중국과 호주는 남태평양을 향한 중국의 ‘야심’과 호주 정부가 화웨이를 5G 구축과정에서 참여를 배제시키기로 한 결정 등으로 거듭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CNN은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껄끄러운 가운데 양 씨의 체포가 이뤄졌다”면서 “중국 내 외국인 억류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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