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청사. |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면 이른바 ‘강남 8학군’이 부활한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과도한 우려라고 반박했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남8학군 부활 등) 과도한 우려나 오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서울은 일반고 배정 방식상 1단계에서 학군과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어 특정 지역에 전입을 하지 않아도 해당 지역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다른 학군에 지원하는 학생은 7∼8%로 적고 강남 8학군 지원이 많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시교육청 일반고 배정 제도를 활용해 다른 학군에 지원하는 학생은 2017년 4437명(8%), 2018년 3551명(7%)으로 줄고 있다. 지난해 학교군 바깥의 학생이 배정된 비율은 강남·서초 지역은 4.1%에 불과했다.
김 실장은 “학교생활기록부 전형 등 다양한 대학입시 방식과 내신 상대평가 때문에 특정 학군에 전입하려는 필요성이 적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자사고가 존재한 기간 통계인 만큼 앞으로 자사고가 줄어든 이후 ‘강남 8학군’ 부활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반박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1단계에 배정되는 정원 비율이 20%라 거주 학군 내에서 지원하는 2단계(40%)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은 안정적으로 강남 8학군을 노리기 위해 해당 지역으로 전입하는 이유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김 실장은 이런 지적에 “내년 이후로 추가 편중 현상이 생기는지는 모니터링하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10년간의 5∼14세 학령인구 전출입 현황을 보더라도, 자사고 정책 변동과 무관하게 강남·서초구는 매년 전입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내년 이후 강남8학군 전입이 늘어나더라도 매년 있었던 현상인 만큼 꼭 자사고 지정 취소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취지다.
김 실장은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사고가 남설(濫設·지나치게 많이 설립)돼 과잉 경쟁을 유발하고 일반고 교육에 지장을 주는 한편 다른 지역의 교육 기회를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전체 자사고 42곳 중 52.4%인 22곳이 서울에 있다. 서울은 자사고 22곳에 일반고가 189곳이라 일반고 대비 자사고 비율도 11.6%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전국 평균은 2.8%다.
김 실장은 이렇게 남설된 자사고가 학생들의 꿈과 끼를 개발하도록 교육과정을 다양화해야 하는 설립 취지와 달리 ‘명문대 입시’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공시로 추산했을 때 일부 자사고는 지난해 졸업생 중 재수생 비율이 60∼70%에 육박했다. 해운대고(68.9%), 휘문고(65.3%), 양정고(60.8%), 중동고(60.6%), 세화여고(59.3%), 상산고(57.2%) 등 순이었다.
김 실장은 “자사고 남설 등으로 교육 정책이 흔들리고 과도한 경쟁 체제가 유지되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미래 사회 준비가 힘들어졌다”면서 “아이들에게 경쟁이 아니라 협업과 협력을 가르치면서 맞춤형 개별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선진국 시스템으로 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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