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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집행 중 상해입힌 경찰…4억3000만원 배상 판결 ‘논란’
법위반 운전자 제압 과정서 발생
고연봉자 이유로 거액배상 판결
경찰 年200여건 소송에 시달려
“공무 집행에 소극적 될까 우려”


경찰이 교통 단속 중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에 대해 최근 법원이 국가가 거액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일선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나올 경우 경찰 행정은 결국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문혜정 부장판사)는 A씨가 경찰관으로부터 상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A씨에게 4억3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지난달 28일 내렸다.

경찰은 지난 2012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불법 끼어들기를 하는 A씨를 적발했다. 경찰이 A씨에게 범칙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A씨는 경찰의 어깨 등을 잡으며 마찰이 있었고 경찰은 다리를 걸어 A씨를 제압했다. A씨는 이때 다리를 다쳤다며 이를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A씨는 월 1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국가가 배상해야할 손해배상 금액은 4억원을 훌쩍 넘었다.

이례적으로 높은 배상금 판결에 대해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은 국가에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하고 사안에 따라 해당 경찰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게 돼 있다.

일선 경찰 관계자는 “공무집행은 당연히 적법절차에 의해서 하는 게 맞다”라면서도 “현장상황은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순식간에 돌방상황이 발생할 때 경찰에게 전지전능함을 바라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현장 상황을 고려했다면 그런 과도한 판결이 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결국 경찰관들이 소극적이고 무사안일주의로 빠지게 될 우려가 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무로 인해 경찰이 시민에게 고소를 당하는 건수가 연간 200여건에 달한다. 고소의 이유는 집회 시위 등 현장 조치에서 경찰에게 정신적·재산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득자일수록 손해배상 금액이 많다면 결국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검거에 더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4억3000만원은 평생 모아도 모으기 힘든 돈이다”라면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고소득자여서 이런 배상액이 나왔다면 결국 유전무죄가 되는 것 아니겠나. 시민들에게 ‘무조건 손해배상 청구하겠다’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성기윤 기자/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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