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헌트 英외무장관 “트럼프, 英총리와 정부에 무례”
테리사 메이ㆍ헌트 “英대사 신뢰, 교체 계획 없다” 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혹평한 주미 영국대사의 메모 유출 파문이 양국간 외교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 관련 양국 무역협상이 돌연 취소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릴 예정이던 브렉시트 관련 양국 무역 협상이 돌연 취소됐다. 협상에는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앞서 영국 총리실이 문건 파문의 주인공인 킴 대럭 영국대사의 협상 불참 가능성을 내비치고, 폭스 장관도 이방카 보좌관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려 했으나 결국 불발된 것이다.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다음 협상 일정을 재조정중이라고 확인했지만, 이날 협상이 왜 취소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무역협상 취소는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트럼프 행정부를 노골적으로 깎아내린 메모가 최근 공개된 뒤 양국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대럭 대사가 메모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서툴다”, “무능하다”고 평가하자 이에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럭 대사를 더는 상대하지 않겠다”며 영국에 사실상 대사 교체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만찬 행사를 앞두고 대럭 대사 초청을 전격 취소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영국 측은 당장 교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 대변인은 이날 “메이 총리가 대럭 대사에 대해 계속해서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며 “그는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그의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 [로이터] |
양국 갈등은 메이 총리의 뒤를 이을 신임총리 선출 과정에서도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총리 후보 중 하나인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이날 진행된 1차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미 영국대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영국 총리와 영국에 무례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의 동맹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동맹이라는 트럼트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지만, 동맹국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 대사는 영국 정부에 의해 임명되며, 내가 총리가 되면 영국대사를 계속 자리에 앉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시되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TV토론에서 총리가 되면 대럭 대사가 일을 계속하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가 그렇게 할 위치에 있을 거라고 생각할 만큼 주제넘게 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의 정쟁에 휘말렸다”며 “그가 꼭 옳은 일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을 직시라면 미국과의 관계는 환상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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