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 대사는 영국에 제대로 봉사한 적 없어…좋아하지 않는다”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현직 주미 영국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치하의 행정부를 “무능력하다”고 폄훼한 메모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정부는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트럼프 행정부를 “서툴다”, “무능하다”, “불안정하다”고 지칭한 메모가 영국 언론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에 나섰다고 dpa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공식적인 유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dpa에 밝혔다.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도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이번 메모가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 방문 후 워싱턴DC로 돌아오기 전 기자들과 만나 “그 대사는 영국을 위해 제대로 봉사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그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내에서도 대럭 대사와 유출 관련자에 대한 비판과 함께 경질론이 불거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대럭 대사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완전히 부적절한 사람이며 얼른 그가 나가는 게 좋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국 언론 인터뷰에서도 “완전히 잘못된 사람이 주미 영국대사로 근무하고 있다”며 대럭 대사의 파면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 탈퇴를 옹호하는 도미닉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도 해당 메모에 대해 “굉장히 사적인 견해”라고 지적했다.
톰 투겐다트 영국 하원 외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미국과 영국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매우 심각한 행위”라며 이에 응당하는 책임을 관련자에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렌윅 클리프턴 전 주영 미국대사도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앞서 6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대럭 대사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본국 외무부에 보낸 이같은 내용의 이메일 보고서들을 입수해 보도했다.
대럭 대사는 보고서에서 “백악관은 유례없이 고장 난 상태”라며 “트럼프 대통령 치하에서 분열돼 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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