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2일 위계공무집행방해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안 판사는 "검찰이 구형한 벌금 1500만원은 피고인 조현아에 대한 비난가능성과 상응하는 처벌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재판받은 이 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대한항공 법인에 대해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안 판사는 "총수의 배우자와 자녀라는 지위를 이용해 대한항공을 가족 소유의 기업처럼 이용했고, 그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는 대한항공의 임직원들로 하여금 불법행위를 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또 불법고용된 가사도우미들을 (대한항공)본사 인사전략실에서 관리하고, 항공 비용 역시 대한항공의 공금으로 지급된 점, 일부 가사도우미에게 허위 사원증까지 '경영층 지시'로 발급된 점을 보면 조 전 부사장의 영향력이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이 씨에 대해서는 진정으로 혐의를 뉘우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과 이 전 이사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일반 연수생 비자로 입국시키고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범행에 가담한 대한항공 법인도 벌금 3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약식절차로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같은 혐의를 받은 조 전 부사장의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조 씨에겐 벌금 1500만원, 이 씨에게 벌금 3000만원, 대한항공 법인에는 벌금 3000만원을 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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