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 간 '회담' 놓고서 '당황스런 상황' 놓여
진보계 단체 회원들이 지난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트럼프 방한 반대 시위를 진행중이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29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보수계 단체 회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집회를 진행중이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격적인 '북미정상회담' 행보탓에 거리로 나선 시민단체들이 머쓱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환영한다'던 단체는 '이제 성조기를 내려야 하냐'며 투덜댔고,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반대하던 단체에선 '반대 명분'을 찾느라 분주해졌다. 찬반 단체 모두 당황스런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핵 저지'와 '북한인권 문제 개선'을 주장해온 보수계는 '배신'과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한반도 평화'를 다시 언급한 모습을 놓고서 '한반도 평화'를 외쳤던 진보계 역시 당혹스러워졌다는 설명이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광화문과 시청 인근에서 태극기를 흔들었던 우리공화당과 보수시민단체 소속 회원들 일부는 온라인 게시판에 "트럼프에 속았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우리공화당 카페에는 '실망했다', '갑작스런 방북 당황스럽다'는 내용의 내용의 글도 함께 게시됐다. '성조기를 내려야 하냐'는 푸념도 나왔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전후 66년만에 이루어진 남북한 역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다. 제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면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은 어렵고, 전화로 안부인사 정도 나누는 것을 예상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방한을 반대했던 단체들 역시 사실상의 3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청년당 주도로 지난달 28일 "남북관계를 가로막고 판문점선언 이행을 방해하는 미국 수장의 방문이 결코 달갑지 않다"는 논평을 냈던 민중당은 30일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변인 주도로 "북미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담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다시 냈다.
진보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서 거센 반대집회를 진행했다. 진보 성향 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30일 집회를 진행하면서 "교착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북·미, 남북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남한이 무엇보다 북한 체제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외 다른 단체들은 트럼프 방한 반대 집회를 진행하며, 거센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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