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우선주 발행 지배력 유지
자금확충 효과 현금 1.5조 투입
5년후 대우조선 성과내면 ‘윈윈
대우조선양이 결국 현대중공업 그룹으로 넘어간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시나리오의 하나지만, 관련 투자자라면 이 거래가 완료되기 전까지 몇 가지 점검포인트가 있다. 어떤 구조이며, 이후 양사간 시너지는 어떻게 될 지 등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거래를 위해 기업분할을 통한 중간지주 설립, 우선주 발행, 보유현금 투입 등 3가지 방법을 병행한다.
우선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이 보유중인 대우조선 지분(2조862억원)을 현물출자 받고, 대신 전환상환우선주 1조2500억원를 발행한다. 현물물자의 나머지 차액은 보통주를 발행해 대가를 치른다. 우선주 상환청구는 5년후 가능하다. 주식전환은 50%까지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산은이 보유한 보통주에 대해서는 우선매수권을 갖는다. 현대중공업 그룹이 산은 보유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확보하는 데에는 현금투입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현대중공업 보유현금(2018년 9월말 2조6986억원)의 상당부분을 투입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지분율은 68%가 된다. 대신 산은은 대우조선에 대한 자금지원을 상당기간 유지하는 조건이다.
현대중공업이 지주체제로 전환한 만큼 인수주체가 현대중공업지주가 될 수도 있었지만 현금동원력이 현대중공업에 비해 열등하다. 정몽준 고문 부자의 그룹 지배력 희석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중간지주 조선통합지주(가칭)를 설립했다. 산은에 대가로 치른 조선통합지주 주식은 3/2 가량이 우선주여서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영권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산은은 5년 후 대우조선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최대주주인 조선통합지주 지분을 처분해 그간의 투자를 회수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투자회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두 회사는 중복되는 사업부문이 많은 편이다. 중복 자산 및 비용이 클 수 있다. 자산매각이든 비용절감이든 모두 돈이 된다. 경쟁을 벌이던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해당부분에서의 제품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공급이 줄면 값이 오르기 십상이다.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의 2대주주로 있다면 각종 수주 활동시 대외신인도에도 도움이 될만하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데 현금 1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대우조선 기업가치변화에 따라 5년내 투자가 대부분 회수될 수도 있다.
이번 M&A는 예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기아차 회생을 위해 국민주를 모집하던 것과, 국책은행을 통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의 사정도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규모의 경제를 갖추며 급성장한다. 양사간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데에는 10여년이 걸렸지만, 현재의 대우조선은 당시의 기아차보다는 재무나 기술경쟁력 측면에서 훨씬 나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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