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캡처] |
-기무사의 박근혜 전 대통령 기각 시나리오中 “국정원 업무 인수”에 주목
-김정민 변호사 “기무사 계엄령 문건 매우 영리해…차기대권 직접 추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정보원을 뺐으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정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이 사실상 쿠데타를 위한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언론인 김어준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26회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군 법무관 출신 김정민 변호사가 출연했다.
이 방송에서 두 사람은 최근 논란이 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이 왜 내란 계획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김어준은 “(기무사 계엄령 문건이 내란 음모인지에 대해) 하도 얘기가 많으니까 오늘 두 분을 모시고 이게 왜 내란인지 확실하게 정리해보려 한다”며 “첫번째,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세부계획이 담긴) 67페이지 문건. 이게 왜 문제냐. 설명해달라. 합참의장 배제. 이게 원래는 합참의장이 (계엄사령관을) 해야되는 거죠”라고 물었다.
이에 김정민 변호사는 “자기들(기무사)도, 2016년 11월에 만든 문서를 보면 기무사도 그걸 잘 알고 있다. 합참의장이 해야 된다고. 그런데 갑자기 2017년 2월경에 만든 이 서류에서는 (내용이) 바뀌죠. 뭔가 꿍꿍이 속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어준이 “합참은 모르게 하려고 한 거 아니냐”고 묻자 김 변호사는 “그렇죠.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합참 모르게”라며 “뒤에 문서를 자세히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라고 문건에 있는 국가정보원 접수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그게(국정원 접수계획) 뭐냐하면, 국가정보원은 접수하는 개념이 아니거든요. 합참 계획에는”이라며 “계엄이 선포돼도 계엄사(령부)에서 어떤 기관을 접수하고 이런 거는 없다. 그냥 서로 협력하에 장관을 통해서 지시사항이 내려가고 이 정도지, 어떤 기관을 접수하는 개념이 아닌데 유독 (기무사가) 국정원에 집착한다”고 말했다.
▶기무사의 박근혜 전 대통령 기각 시나리오 “국정원 업무 인수”에 주목=그는 “(문건에서는) 국정원 2차장을 (계엄사로) 데려오고 대통령 앞에서 망신을 준다. 국정원장을 계엄사령관 밑으로 가라고 하면서. 국정원 업무도 인수한다는 표현이 있다”며 “그런 걸 보면 (기무사가) 국정원을 완전히 무장해제시키고 싶어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국정원이라고 하는 대통령 직속기관을 군이 장악해버리겠다는 건가”라고 묻자 김 변호사는 “그렇죠”라고 답했다.
김어준은 “저는 국정원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몇 가지 의미가 있다”며 “첫 번째는 국정원은 대통령한테만 보고하는 기관이다. 국정원은 대통령의 직속기관이다. 국정원장 위에는 대통령이다. 그런데 이거를 대통령으로부터 뺐는거다. 그렇지 않느냐. 당시에 기무사 핵심들 머리속에는 ‘박근혜는 갔다’는 거다. 왜냐하면 (기무사 계엄령 문건이) 기각을 상정하고 만든 거 아니냐. 그러면 대통령 권한이 100% 복원되는 건데도 불구하고 그때 당시 생각해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 막 이럴 때거든. 법이 설령 대통령에게 권한을 돌려줘도 ‘대통령의 권위는 끝났다’, ‘박근혜로는 정권재창출 못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가져야 될 국가정보원에 대한 권한을 뺐겠다는 거다. 이게 쿠데타지 뭐냐”고 말했다.
김어준이 “그런 발상이 이 (문건) 안에 담겨있는 거 아니냐”고 묻자 김 변호사는 “그렇죠. 아마 이 문건을 만든 사람이 꽤 경험이 있거나 연구를 좀 했던 거 같다. 왜냐면 국정원하고 언론 장악이 중요하다. 정보를 통제한다는 개념이니까”라고 말했다.
김어준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에게 “(추가로) 더 하실 말씀 없느냐”고 묻자 임 소장은 “10.26(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때 김재규(당시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장)가 어딜 갑니까. 국방부 벙커로 갔다. 바보같은 짓을 했다”며 “중앙정보부장은 지금은 국정원에 해당되거든요. 국정원으로 가서 장악을 해야 되는데 그래서 국정원이 되게 중요하다. 여기 정보부서를 장악해야 도감청과 병력이동, 반대파 움직임을 다 알 수 있다. 당시 보안사령관(기무사령관의 전신)인 전두환은 도감청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기무사는) 권력의 핵심이 어딘지를 알고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기무사로는 한계가 있다. 군에 대한 국정원 역할은 해도 민간인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의 흐름이나 통제는 국정원이 하기 때문에 국정원 장악은 사실상 정권 장악의 핵심이라고 보셔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민 변호사는 ‘합동수사본부의 월권’을 지적하며 “여기서 (기무사가) 본격적으로 마각을 드러낸다”며 “합수부를 만들어가지고 월권을 하는데 맨 밑에 보면 보도검열단을 만들고, 원래 보도검열단에서 언론통제를 하거든요. 거기에 기무요원 1명씩을 다 파견한다. 그리고 합수부 내에 언론대책반을 자체 운영한대요. 이게 (규정상) 직제에 없다. 그러니까 잘 아는 거다. 언론통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잘 아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리고 또 뭐가 있냐면 군 검찰에 대해서 자기들이 감독권을 행사하겠대요”라고 말하자 김 변호사는 “이건 설명이 좀 오래 걸린다”며 배경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10.26 때는 어땠냐면 군 검찰이 수사권이 없었다. 영미법 체계인데 영미법은 검사들이 기소만 해준다. 경찰이 수사 다 끝나고 나서 기소할 때만 검찰이 나서는 거다. 과거 우리나라가 미 군정하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체제를 받아들인 거다. 그러니까 12.12(전두환 등이 주축이 된 군사반란사건)때는 군에 검사가 없었던 거다. 경찰이 있는 건데 경찰 중에 (군에서는) 헌병하고 보안사로 나눠져 있는데 헌병은 또 이런 공안사건을 못한다. 내란외환 이런 건 (헌병이) 수사 안한다. 그런 체계였기 때문에 전두환이 쉽게 장악을 해버렸다. 그런데 그 이후에 81년에 법을 개정해서 군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군에도 정상적인 체제가 만들어졌다. 군 최고 수사기관으로 군 검찰, 그 아래에 헌병, 기무라는 통제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어준은 “아, 그러니까 군은 군 검찰이 있고 그 아래에 헌병과 기무가 있는 거군요”라고 물었고, 김 변호사는 “그렇죠. 현재는 그렇게 되어 있다”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그렇기 때문에 저건(문건 속 기무사의 군 검찰에 대한 감독권 행사 내용) 완전히 애미, 애비도 모르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직제상으로는 군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되는 기무가, 거꾸로 군 검찰을 장악해 버리는?”이라고 하자 “김 변호사는 ”그렇죠. 그런 위험성 때문에 (합참의 계엄실무) 편람에도 명시해놨다. (기무가) 함부로 까불지 말라는 뜻으로“라고 답했다.
김어준은 ”합참 편람에도 그렇게 하지 말라고 돼 있는데?“라고 하자 김 변호사는 ”경찰 기관이니까 그런 선에서 활동하는 기관이다. (계엄령시 기무사령관이 장을 맡게 돼 있는) 합수부가“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기무사가 합수부를 꾸미더라도 그건 군의 경찰에 해당된다는 것이고 그 위에 군 검찰이 따로 있어서 군 검찰이 판단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편람인데 이번에 (기무사가) 만든 거는 자기들이 최종권한을 가질려고 민간검찰도 군 검찰도 다 (합수부) 밑으로 들어와라?“고 했고, 김 변호사는 ”그렇죠. 자기들이 감독하겠다고 하는거죠. 저도 군 검찰 출신이니까 한 마디로 이런 게 참 가소로운 거다. 법제도도 다 만들고 바꿔놨는데 합참을 배제한 이유가 이런 거 때문이다. 합참 편람에는 바뀐 제도들이 다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함부로 월권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기무사 문건은)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거다“라고 답했다.
[사진=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캡처] |
김정민 변호사 [사진=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캡처] |
김어준은 ”자기들이 제도 만들고 사람도 잡아가고 죄에 대해 기소권도 가지고 다 가지고 있는 거 아니냐“고 물었고, 김 변호사는 ”그렇죠. 사실은 이런 거 없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군 검찰은 위축된다. 현실적으로. 왜냐하면 조직도 없고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아예 노골적으로. 그래도 체면은 세워줘야지. 이런 식으로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거다. 이게 얼핏 보면 모르는데 꼼꼼히 찾아보면 굉장히 머리를 쓴 문건이다. 그래서 이건 실시되면 웬만한 사람이라면 기무사령관이, 어느 정도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기무사령관 세상이 되는 거라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기무사령관이 누구도 마음대로 잡아갈 수 있는?“이라고 하자 김 변호사는 ”그렇죠. 국정원도 자기 휘하에 있어 군 검찰도 자기가 통제해, 언론도 자기가 통제해 그럼 뭐가 있나요. 권력이라는 게 다 그런데로부터 나오지 않느냐. 수사권, 언론, 정보 이런 걸로 나오는데 다 잡겠다는 거다. 수사권, 정보권, 언론, 그러면 남는 게 없다. 권력이 만들어지는 어떤 근원적인 재료가 다 바닥난 거다. 다른 사람한테는“이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그걸 전부 다 기무사령관이 가져간다?“고 하자 김 변호사는 ”가져가겠다는 거죠. 그게 결국은 합참을 배제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이 ”합참이 여기에 동의할 리가 없으니까“라고 하자 김 변호사는 ”없죠. 그리고 합참의장을 배제한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 하나는 합참의장을 배제함으로써 합참이 이 계엄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 없도록, 시비걸지 못하도록 털어내버린 것이고 또 하나는 간과하서는 안 되는 게 이게 군사기밀과 관련된 건데요. 그 벙커라는 곳은, 계엄사령부가 설치되는 곳이 청와대도 아니고 국방부도 아니고 남태령 근처“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라고 하세요. 이미 내가 다 얘기했어요.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수방사에 계엄사령부가 설치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나느냐면 육군참모총장이 (충남) 계룡대에 있는데 자기 참모 한 명을 못 데리고 혼자 오는 거다. 그러면 이게 이상해지지 않나. 아무리 권한이 있더라도 자기를 보좌하는 참모진이나 어떤 세력이 같이 와야 되는데 합참은 그렇게 돼 있다. 합참의장이 계엄사령관이 되면 합참 모든 조직들이 계엄사령관을 서포트하게 돼 있다. 그런데 육참총장은 혼자 오는 거다. 이 계획에 의하면. 털래털래 혼자 와서 수방사령관이 경계를 서는, 병력으로 휙 휘어감고 있는 그 안에 들어가 있어야 된다. 그러니까 이거는 기무사령관 세상이 될 수밖에 없는거다“라고 말했다.
▶김정민 변호사 “기무사 계엄령 문건 매우 영리해…차기대권 직접 추대”=김어준은 ”아. 그렇군요“라며 ”원래 계획은 합참의장 아래로 모든 조직이 다 모이게 되어 있는데 지금 기무사가 짠 계획에 의하면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이기는 하지만 그 사람은 수방사로 와야 되니까, 자기 조직 없이 혼자 오니까 결국은 기무사령관이 계엄사령관보다 더 높다, 모든 권력을 가진다?“라고 하자 김 변호사는 ”(기무사령관이) 계엄사령관이 마음에 안 들잖아요. 그러면 수방사령관에게 잡으라고 하면 돼요. 수방사령관하고 기무사령관, 특전사령관이 다 친하다는 말이에요. 동기들 개념이고. 육참총장은 선배지만 와서 그냥 앉아 있는데 여차하면, 어차피 합참의장은 날아갔고, 여차하면 육참총장도 자기의 수사권과 수방사 병력을 이용해가지고 얼마든지 통제가능하죠. 그러니까 (기무사 계엄령 문건이) 머리를 잘 쓴 거다. 그러니까 나름대로 발전된 안이다, 이게”라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뭐가 문제냐면요. 간단히 설명드리면 여기서 중요한 건 합동수사본부라는 게 합참 (계엄령실무) 편람에 보면 ‘반드시’가 아니라 ‘필요시’ 합수부를 설치할 수 있다고 돼 있어요. 그런데 여기(기무사 계엄령 문건)서는 ‘반드시’가 되는 거다. 그러니까 이 (기무사의) 대비계획과 합참 편람은 다른 거다. 왜 합참은 그렇게 설정했냐면 합수부장인 전두환이 장난질을 많이 해놨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정치군인이 최대한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계엄상황이지만 적법절차에 따라서 영장도 청구하고 검사가 청구하면 군 판사가 발부하게끔 계엄이지만 사법절차를 일정정도 가지고 가자고 해서 단계별로 나열해놨다. 그런데 (기무사가) 그걸 딱 잘라먹고 과거처럼 12.12 군사반란때처럼 쉽게 가져가기 위한 과거모델을 가지고 재세팅했기 때문에 이 문건 자체가 반란 행위를 하기 위한 문건이다라고밖에 볼 수 없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해놔야 국회의원 30명도 싹 잡아넣을 수 있는거다”라며 “만약 합수본부장이 명단 주면서 ‘잡아와’라고 했는데 군 검사가 영장 청구를 거부하면 엉망되는 거죠. 그러기 때문에 비상대권을 합수본부장이 다 쥐기 위한 방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건 명백한 친위쿠데타라고 얘기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조현천씨(기무사 계엄령 문건 작성 당시 기무사령관)를 좀 연구해봐야될 거 같다”면서 “이 문건에 보면 일종의 차기 대권으로 추대되는 형세다. 저는 그렇게 본다. 김관진씨(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전 국방부 장관)도 있고 박흥렬씨(당시 청와대 경호실장, 전 육군참모총장, 김관진과 박흥렬 모두 육사 출신)도 있었지만 이 계획을 묵인해줬다는 것은 ‘너 먹어라. 조현천 너 먹어라’ 이런 의미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자기들이 만든 누군가, 이걸 만약에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기각 돼서 실행에 옮겼잖아요. 그럼 12월 대선은 열린다 하더라도 우리가 알았던 지난 5월의 대선은 안 열렸다. 거기에 나올 많은 후보들은 잡혀갔다. 다른 사람들로 대선을 치뤘을 것이다. 그랬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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