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려도 예대차 급증
주담대 주도…4년새 3배 이상
한미금리역전에도 시장 ‘안정’
금감원, 대출금리 점검결과 봐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낮은 것일까? 은행 대출금리가 높은 것일까?
최근 금리동향을 보면 분명 어느 한쪽이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은 건 분명해 보인다.
우선 한은 기준금리를 보자. 2014년 이후 단기시장금리인 91일짜리 통안증권과의 금리차(spread)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3년만기 국고채를 보면 조금 다르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리가 하락해 2%선까지 위태로워지면서 그 격차가 다시 좁혀졌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지속되고 있지만 적어도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이탈 조짐은 감지되지 않는다. 유입자금이 단기화 돼 투기성 자본으로 의심은 되지만 주식과 달리 만기 전에 팔고 나갈 세력들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중장기 채권금리도 하향 안정되는 모습이다. 악화된 고용지표와 예측이 어려운 글로벌 무역전쟁 상황을 감안할 때 시장금리와의 괴리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서둘러 올려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2017년부터 기준금리와 격차가 200bp(100bp=1%p) 안팎이다. 예전 기준금리가 2%를 넘던 때도 150bp 아래였던 점을 감안하면 분명 높다. 자금 조달처인 정기예금(1년미만) 금리보다 상승 기울기가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예대금리차는 170bp 안팎으로 기준금리가 2%를 넘던 때의 3배가 넘는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뚜렷한 오름세지만, 그래도 주담대 만큼은 아니다.
대출금리는 보통 조달원가에 비용과 마진을 붙여서 산정된다. 비용에는 위험감수에 따른 기회비용도 포함된다. 신용대출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은 적어도 원금을 떼일 염려는 없다. 부동산 시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집값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 이자가 연체될 위험은 있지만, 최근 나간 주담대들을 보면 총부채상환(DTI)를 꼼꼼히 따졌다. 이는 주담대 연체율이 계속 안정적인 점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권 전반의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들여다보겠다고 선언했다. 결과가 주목된다.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