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등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을 담은 책들이 국내 도서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는 책을 구매하여 읽어야 할 만큼 관계 형성이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보다 1.2% 감소하긴 했지만, 10만 6천 건을 기록하며 아직도 고공행진 중인 우리나라의 이혼율을 고려하면 위 문제는 결코 젊은 세대에 한정된 것도 집 밖에서만 제기되는 것도 아니다.
2017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찾은 이들의 통계를 분석하니 이혼 상담이 5215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부갈등이 3612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혼상담을 신청한 이들 중 여성은 50대, 남성은 60대 이상이 가장 높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실제로 황혼이혼의 비율은 10년간 50% 넘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한음 한승미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소송을 위해 법률상담을 신청하는 이들 중, 갑작스러운 관계 악화로 이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며 “대다수가 신혼 초부터 존재했던 갈등을 끝끝내 풀지 못하고 재판이혼을 선택하며, 자녀가 출가한 뒤 황혼이혼을 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황혼이혼소송의 경우 양육권 분쟁이 없어 비교적 수월하게 마무리될 것 같지만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감정을 풀어내는 일이므로 재판이혼 중에서도 특히 까다로운 소송에 속한다. 부부가 함께한 시간이 긴 만큼 양측에 유책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잘잘못의 무게를 따져야 함은 물론이고 이혼재산분할의 범위 산정 및 기여도 주장의 과정도 매우 복잡하다.
이혼소송은 보통 6개월 정도 소요되나 혼인 기간이 긴 부부의 이혼재산분할 등 소송의 난이도에 따라 2년, 3년이 걸리기도 한다.
한승미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의 기로에서마저 배우자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재판이혼절차를 거치는 것이 시간적, 감정적 소모를 줄이는 방법” 이라며 “황혼이혼은 이혼재산분할 액수가 큰 만큼 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