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반대로 유동화 안돼 방치
출자전환하면 담보로 활용가능
10년후 GM본사로 넘어갈 수도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GM이 한국GM의 토지가치를 극도로 저평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GM 보유 토지는 경영정상화의 결정적 변수다. 자칫 헐값에 한국GM의 땅이 GM 본사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M이 군산공장과 창원공장에 이어 부평공장까지 인수를 완료한 2005년말 보유토지의 장부가는 1조931억원으로 공시지가(9936억원)보다 높았다. 2016년말 한국GM 보유토지의 공시지가는 1조7162억원으로 11년간 72.7% 올랐다. 장부가는 1조847억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공시지가로만 재평가해도 60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이 발생한다.
2011년 한국GM은 자산으로 분류됐던 ‘부의 영업권’을 자본으로 편입시키며 자본총계를 1조원 이상 늘렸다. 절묘한 회계처리를 자랑하는 GM이 자산재평가를 모를리 없다.
자본잠식에도 불구하고 한국GM의 부동산은 담보로 활용되지 않아 가치를 온전히 보전하고 있다. GM은 애초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본사 차입금 7220억원의 만기 연장과 금리인하를 위해 한국GM 부평공장을 담보로 요구했었다. 한국GM 정관상 담보제공을 위해서는 주총에서 주주 85%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산업은행 지분 17.02%로 이를 저지할 수 있다. 현재로선 GM이 부평공장을 담보로 잡기는 어렵다.
하지만 감자를 하고 GM이 빌려준 돈 27억 달러를 출자전환해 증자를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산은은 유상증자에 불참할 방침이다. 산은 지분률은 15%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GM은 한국GM의 향후 10년간 투자액 28억 달러 가운데 17%인 4억8000만 달러 가량을 산은이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대출형식이 유력하다. GM은 물론 산은도 빌려준 돈을 떼이지 않으려면 확실한 담보가 필요하다. GM은 출자전환으로 27억 달러를 한국GM에 남기게 되지만, 그 동안 빗장이 채워졌던 부동산들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다. GM이 철수하거나 한국GM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이들 부동산들은 처분될 수 있다.
GM이 한국GM의 부동산 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느냐가 관건이다. 돈을 빌려주는 쪽에서는 가급적 담보물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게 유리하다.
통상 토지는 공시지가가 실거래가의 50~60%를 반영한다. 한국GM 보유 토지는 시가로 3조원이 넘을 수도 있다. 특히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인근은 모두 아파트 단지다. 배후수요가 충분해 개발잠재력이 크다. 정비사업소도 고객 접근성을 위해 주거지 인근이 많다.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