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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지대공 미사일 ‘천궁’ 양산의 의미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우리 군이 지대공 미사일 천궁 블록2를 내년부터 양산한다.

군은 지난 26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철매-II 성능개량 양산사업 추진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철매-II는 지대공 미사일 천궁을 말한다. 천궁 블록2란 기존 천궁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천궁 2.0이라 할 수 있다. ‘철매-II 성능개량’이란 곧 천궁 블록2를 의미한다.

천궁 블록1은 전투기 요격을 위한 지대공 미사일이다. 천궁 블록2는 전투기보다 훨씬 빠른 적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군의 천궁 시험발사 장면 [사진=공군 블로그 ‘공감’ 캡처]


군은 철매-II 성능개량 양산사업과 관련해 “향후 소요 재검토 결과를 반영해 양산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천궁 블록2의 개발이 마무리됐으며, 양산 및 실전배치 단계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국내 배치용 외에 수출용 전환 등 기존 계획보다 천궁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면 천궁이란 과연 우리 군사무기체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천궁은 쉽게 말해 한국형 패트리엇 미사일이다. 패트리엇의 국산화가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패트리엇은 미국산 지대공 미사일로서 북한의 각종 탄도 미사일을 저고도(지상 3~20㎞)에서 요격하는 임무를 띄고 있다. 현재 서울 모처와 미군기지 등에 배치돼 상시적으로 국내 거미줄같은 방공망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군은 구형 패트리엇(PAC-2), 미군은 신형 패트리엇(PAC-3)을 국내에서 보유, 운용 중이다.

천궁 완성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에 이어 자국 기술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개발한 6번째 나라가 됐다.

국내 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이 제조한 천궁 블록1은 지난해 북한군 전투기 및 헬기 등의 기습 가능성이 높은 서해안 등 우리 군 부대 3개 포대에 처음 실전배치됐다. 또한 이번에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는 블록2 양산이 결정됨으로써 패트리엇 국산화라는 숙원까지 이루게 됐다.

그러나 여기서 끝은 아니다. 천궁이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의 완성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군은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게 됐다. 바로 원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 개발이다. M-SAM을 천궁의 낮은 버전이라고 한다면, L-SAM은 높은 버전이라 할 만하다.

M-SAM은 40㎞ 이하 저고도에서 최대속도 마하 7로 날아오는 북한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게 주 임무다. L-SAM은 고도 40㎞ 이상 70㎞ 이하의 더 높은 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L-SAM의 요격 범위는 고도 50~150㎞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부 겹친다.

다시 말해, M-SAM 완성으로 패트리엇의 국산화에 성공했다면, 앞으로 남은 우리 군의 숙제는 L-SAM 개발을 통한 미국산 사드의 국산화인 셈이다. 우리 군은 지난해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미국산 사드 배치를 긴급하게 결정하기 전까지 L-SAM 완성 및 실전배치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도발 심화로 인한 정세 변화, L-SAM 개발 과정의 난항 등으로 사드 선도입 후 L-SAM 개발 및 사드 대체로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 들려온다.

우리 군은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전까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해 킬체인(Kill Chain: 도발원점 선제타격체계),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등 이른바 ‘K2’로 불리는 2가지 전략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북한 5차 핵실험 직후 KMPR(대량응징보복)이라는 공세적 대응 개념을 추가, ‘K3’ 대응전략으로 전환한 상태다.

킬체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정황이 포착될 경우, 도발원점을 선제타격하는 체계다. 유럽에서 대량수입한 명품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가 킬체인 작전의 핵심이다.

KAMD는 킬체인의 북한의 도발원점 선제타격 작전이 여의치 않아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시스템이다. 50~150㎞의 고고도에서 미군기지의 사드가 한 번 요격할 기회를 갖고, 사드 요격망을 빠져나간 미사일에 대해 국내 패트리엇 미사일이 2차 요격을 하는 개념이다.

이런 맥락에서 천궁 블록2의 양산은 KAMD에서 패트리엇의 자리를 국산 M-SAM이 점차 대체하게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또한 국산 L-SAM이 완성되면 L-SAM이 미국산 사드도 대체해 명실상부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완성하게 된다.

한편, 우리 군은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한 해상용 지대공 미사일 SM-3를 수입해 국내 이지스함에 배치하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이다. SM-3는 150~500㎞의 초고고도 미사일 요격용이다. SM-3를 국내에 배치하면 초고도, 고고도, 저고도 등 북한 미사일에 대비해 3중의 요격망을 갖추게 된다.


해상 요격 미사일 SM-3 발사장면


KMPR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킬체인과 KAMD로 방어하는 동시에 공격 결정을 내린 북한 지도부를 궤멸시키는 작전이다. 국산 현무 탄도 및 순항 미사일 등이 평양 주석궁 주변 수 ㎞를 집중 폭격해 평양이라는 도시 흔적을 지도에서 아예 없애버리는 개념이다. 결국 북한 지도부의 공격 결정은 북한의 멸망으로 이어진다는 무언의 경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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