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찍는 것조차 어려웠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비약적인 성능의 개선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촬영 기능으로 인해, 이제는 많은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러한 카메라를 악의적으로 이용하거나 카메라 작동 법 실수로 인해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몰카죄나 도촬죄와 같은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촬영시 소리가 나도록 변경되었지만, 이는 간단한 어플리케이션 조치만으로도 무력화 할 수 있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도촬이 가능하다.
소위 몰카죄, 도촬죄라 불리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이 성적 수치심을 야기할 수 있는 결과물이여야 한다.
따라서 타인의 동의 없이 신체 특정부분을 촬영하여 유포했더라도 성적 수치심이 유발될 정도가 아니라면 명예훼손이나 초상권 침해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몰카죄, 도촬죄 사건은 상대측의 주관적 인식, 수사기관의 최초 사건 접수 경위와 각 사법기관의 판단 차이로 인해 비슷한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의 노출된 다리를 촬영한 경우, 그 여성이 핫팬츠, 긴 바지, 치마(길이 정도에 따라 상이), 레깅스 등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거의 유사한 치마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이라도 평행선에서 찍었는지 계단, 의자 등에서 위를 향해 찍었는지에 따라 해당 혐의의 성립 여부가 달라진다.
한편 법무법인 한음의 조현빈 변호사는 “실제로 길을 가는 여성의 뒷모습을 촬영한 범죄사건에서 미니스커트를 착용한 여성의 다리를 촬영한 것은 유죄, 일반 치마를 착용한 여성의 다리를 촬영한 사건은 무죄로 선고가 되었던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피의자로 지목이 되었다면 섣불리 혐의를 인정하면서 사과를 하거나 당황하여 촬영 데이터들을 지우는 등의 행동은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하며 “사건 초기에 형사전문변호사를 통해 구성요건의 충족여부, 최근 판례의 경향, 실무 사례 등을 살펴보고 적절한 대응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예지 기자 / yj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