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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미국 간 靑 간호장교 4달간 4번 이사…커져가는 조직적 은폐 의혹
-안민석 의원, 조 대위 만나러 미국까지 갔지만 미군 저지로 문전박대 당해

-안 의원 “‘조 대위 어떤 것도 일체 허용할 수 없다’는 오더 떨어진 상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오산)이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간호장교 조모 대위를 만나러 미국까지 갔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안 의원이 조 대위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미 많은 사실이 드러났다.

조 대위가 군 당국의 철저한 비호 속에 외부 노출이 극도로 제한된 상태에서 지내고 있음이 확인됐다.

안 의원이 조 대위가 있는 미군기지 내 강의실 바로 앞까지 진입해 조 대위와의 만남을 시도했지만, 미군 측 저지로 결국 문전박대 당했다.

안 의원은 접촉 실패 직후 “‘조 대위에 대해 어떤 것(접촉)도 일체 허용할 수 없다’는 오더가 떨어져 있는 상태더라”며 “미국과 한국 측이 짜고 간호장교를 막고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대위의 외부 접촉이 상부 지시에 의해 철저히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날인 2일 국방부 측이 조 대위는 자기 뜻에 따라 언론 인터뷰를 할 지 말 지 결정할 수 있고, 인터뷰 형식도 본인 뜻대로 고를 수 있으며, 인터뷰 내용도 본인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앞서 조 대위는 미국 현지에서 지난 30일 언론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진료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이 백옥주사 등을 맞았느냐는 질문에는 의료법상 기밀누설 금지 조항을 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조 대위의 언론 인터뷰는 본인 뜻에 따라 한 것이고, 인터뷰를 전화로만 한 것도 본인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뷰 내용도 조 대위가 판단해 선택한 것이고, 심지어 조 대위가 숙소를 미군기지 영내 호텔로 옮긴 것도 조 대위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런 문 대변인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우리 군 장교는 미국 연수 중 자신의 판단에 따라 언론 인터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마음 먹기에 따라 현지 거처 대신 군용호텔에서 자유롭게 숙박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아울러 조 대위가 기거하는 호텔 비용 또한 국방 예산으로 지원된다고 한다.

▶안민석 의원, 조 대위 만나러 미국까지 갔지만 ‘문전박대’ 당해=이런 군의 설명에는 여러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된다.

군 출신 인사들에 따르면, 군인의 숙소는 상부 명령에 의해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조 대위가 자신의 뜻에 따라 미군기지 영내 호텔로 자유롭게 거처를 옮겼다면 군의 관련 규정이 무색해진다.

또한 군은 이 과정에서 국방부의 역할은 단지 조 대위의 인터뷰 의사를 확인하고 절차에 따라 인터뷰를 주선하는 것 뿐이었다고 강조한다.

이는 통일된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 대변인실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어서 논란의 소지를 남긴다. 정부나 군의 대국민 소통창구로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대변인실이 중요한 순간에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변인은 지난 2일 “조 대위는 현역이니 인터뷰 요청을 받으면 국방부 훈령에 의해 대변인을 거치게 돼 있다”면서 “국방부는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본인 의사를 확인하고 절차에 따라 인터뷰를 주선했다”고 처음 밝혔다.

안 의원이 조 대위를 미국까지 가서라도 만나려는 이유는 단 하나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을 풀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군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에는 군의관 5명, 간호장교 2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안 의원이 미국까지 가서 만나려고 한 조 대위가 2명의 간호장교 중 한 명이다.

청와대 근무 간호장교 2명은 대통령에게 주사를 직접 놓는다. 만약 당일 대통령이 어떤 의료 시술을 받았다면 간호장교의 역할이 빠질 수 없다. 조 대위의 입에 세월호 참사 7시간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셈이다.

그런데 안 의원의 조 대위 접촉 실패를 통해 조 대위가 우리 군 당국과 정부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조 대위의 인터뷰 협조, 인터뷰 형식과 내용 결정, 거처 변경 등이 모두 조 대위 뜻에 따른 것이라는 국방부의 답변이 사실과는 거리가 있음이 확인됐다.

안 의원은 “(자신의 조 대위 접촉시도) 이후 미 국무부가 주미대사관에 심각한 문제제기를 했다고 대사관에서 전하더라”며 “이렇게 날 못 만나게 한 것 자체가 뭔가 숨기고 싶은 게 있었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조 대위 4달간 4번 이사…조직적 은폐 의혹=특히 안 의원에 따르면, 조 대위는 지난 8월 이후 미국 현지에서 4번이나 이사를 했다.

조 대위는 보름 전인 11월 중순 한 방송사가 세월호 7시간 동안의 대통령 시술 의혹을 보도한 직후 세 번째 이사를 했고, 며칠 전 안 의원의 방미 소식이 알려지자 미군기지 영내 호텔로 네 번째 이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조 대위가 보름전 세 번째 거주지를 옮긴 시점이 모 방송사가 ‘세월호 7시간’ 동안의 대통령 시술 의혹을 보도한 직후라는 것이 우연일까. 지난 월요일 간호장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싼 영내호텔로 옮기도록 지시한 자가 누구일까. 간호장교가 흐느끼며 괴로워하는 이유는?”이라고 썼다.

이에 따라 조 대위에 대한 군 당국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시 조 대위와 함께 근무했던 선임 간호장교 신모 대위는 지난해 2월 전역했다. 현재 강원도 원주의 건강심사평가원에 공채로 입사해 새 생활을 하고 있으며,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는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고, 그날 대통령을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조 대위는 청와대 근무 후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미국 해외연수 간호장교에 선발돼 지난 8월 미국 텍사스주의 육군의무학교에서 중환자간호과정 연수를 받고 있다. 신 대위의 전역 배경, 조 대위의 청와대 근무 직후 미국연수 선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의문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2일 조 대위와의 인터뷰를 추가로 하게 해 달라는 언론의 요청을 거절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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