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과 5월 1~4번째 무수단 추정 미사일이 공중폭발하거나 이동식 발사대에서 폭발하는 등 실패에 그쳤지만 22일 오전 5시58분 발사된 5차와 8시5분 발사된 6차 미사일은 각각 약 150㎞, 400㎞ 비행하며 점차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군 당국은 사거리 약 3500㎞인 무수단 미사일이 400㎞ 비행한 것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가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장면 |
북한이 이렇게 무수단 발사에 집착하는 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하는 북한 사회에서 다음 과업이 무수단 발사 성공이라는 점 ▷무수단 발사 성공이 가져다 줄 전략적 이익에 대한 고려 ▷강력한 대북제재를 가하는 국제사회에 대한 무력시위 등의 이유로 해석된다.
우선 지난 1월6일 기습적인 4차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를 도발 국면으로 몰아가기 시작한 북한은 2월7일 장거리로켓 발사, 3월 신형 방사포 및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한 이후 북한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3월3일 사거리 100~150㎞의 신형 방사포 발사, 3월10일 사거리 300~700㎞인 스커드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3월18일 사거리 1300㎞인 노동 계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까지 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중 다음 차례는 사거리 3500㎞인 무수단이다.
북한군 측에서는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업이 무수단 발사 성공인 셈이다.
무수단 발사 성공이 가져올 전략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 있다.
국내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유한 모든 탄도미사일에 북한의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핵탄두와 북한 탄도미사일이 결합하면 엄청난 전략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커드 계열은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고, 노동 계열은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미국 주도로 최근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군사 공조체계가 핵탄두를 탑재한 북한의 스커드, 노동 미사일에 의해 간단히 무력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향후 무수단마저 발사에 성공하면 주일 미군기지는 물론, 괌 미군기지까지 북한 핵탄두 장착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한반도 비상사태 발생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증원전력이 주일 미군기지와 괌 미군기지에서 급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수단 미사일은 미군의 한반도 전개를 상당 기간 늦출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무수단 개발 성공으로 상당한 전략적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북한도 스스로 무수단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밝혀왔다.
지난 20일 북한 국방위원회는 미국의 핵잠수함 미시시피호의 방한을 비난하는 담화를 통해 “우리 군대는 B-52H 전략폭격기가 이륙하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핵동력 잠수함이 발진하는 해상침략기지들을 포함해 미국의 대조선 침략 및 병참보급 기지들까지 정밀타격권 안에 잡아넣은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은 지난 3월3일 4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역대 최강 수준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신형 방사포, 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국제사회를 향해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태다.
북한 외무성 고위 관계자가 중국을 방문하는 시점에 맞춰 협상력을 높임과 동시에 국제사회로부터 관심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기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민과 관이 참여하는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0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했을 때도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전력이 있다.
북한 내 주요 정치행사를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한 전례에 비춰 6월25일 6.25 전쟁 발발 66주년, 6월29일 최고인민회의 개막 등을 염두에 두고 무수단을 발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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