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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명”-“새머리"-”과격"... 여야에 대통령까지 한마디씩...국정 파행
민주당 장하나, 양승조 의원 발언으로 가까스로 정상화됐던 정국이 다시 강대강 양상으로 돌변했다. 말 한마디로 정국이 지나치게 얼여 붙은 모습이다. 국정원개혁, 정치개혁 특위가 마뜩찮은 새누리당과, 특검에 미련 남은 민주당이 ‘울고 싶은 데 뺨 맞은 격’으로 활용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도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여야의 정쟁 한복판에 들어왔다. 이날 예정된 국정원 특위 전체회의는 연기됐고, 민주당은 본회의 참여를 거부했다.

▶박 대통령 “도를 넘는 가격 발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국론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도를 넘는 과격한 발언을 하는 것은 결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 정쟁으로 치닫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 등 민주당에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막말 발언’을 겨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런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 국론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도를 넘는 과격한 발언을 하는 것은 결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쟁을 위한 것이리라고 국민들께서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한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에 대해 위해를 선동ㆍ조장하는 무서운 테러라고 본다”며 강경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수석은 “대통령에 대해 암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발언까지 한 것은 언어 살인과 같으며, 국가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국기문란이며 이 자체가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무서운 도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새누리당 ”장하나, 양승조 제명" = 새누리당은 장하나 양승조 의원의 돌출 발언을 이유로 국정원 개혁특위의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두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안도 이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양승조, 장하나 의원에 대한 제명 결의안을 오늘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극적 가족사를 거론하며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저주 발언이 과연 상식적이고 정상적인지 묻고 싶다”며 “진솔한 사과와 함께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장 의원의 ‘대선불복’ 및 양 의원의 ‘선친전철’ 발언을 일부 의원의 사견이 아닌 민주당 전체의 의견으로도 몰고 갔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장하나 의원이 대선 불복을 선언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양승조 최고위원과 초선의원 21명이 지원사격했다”면서 “민주당이 이성을 잃고 현직 대통령을 저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반발하면서 국정원 개혁이나,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 같은 어려운 숙제는 일단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민주 정청래 “그러니까 새머리당"= ‘설화(舌禍) 전문’ 의원으로 평가받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이번엔 ‘새머리당’ 언급을 꺼내놔 또다시 설화 논란에 휘말릴 전망이다.

정 의원은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들이 한 짓은 다 까먹고 양승조, 장하나 의원의 제명처리를 운운하는 것은 공포정치 부활”이라며 “그래서 SNS에서는 새누리당을 ‘새머리당’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여당을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지난 9일과 10일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에 대해 의원 제명 등 ‘융단폭격’ 수준의 포화를 쏟아낸 것과 관련, 새누리당의 과거 주장과 발언들을 일일이 열거한 뒤 꺼낸 말이었다.

정 의원은 ‘나는 노무현이를 지금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2003년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을 언급한 뒤 “그 때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해달라는 짤막한 논평을 했다. 김무성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이정현 수석이 방방 뛰고 있는데 작년 12월19일 대선날 발언을 되돌아보길 바란다”며 “대선 투표날 이정현 공보단장은 ‘문재인 명의의 불법문자 메시지가 유포되고 있다. 당선되더라도 당선 무효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해서 최초의 대선불복 발언을 한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불복 원조 정당은 새누리당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여당이 선거에서 잘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꼬리를 잡아 탄핵을 시켰다”며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인가”라고 반문했다.

▶양승조, 장하나 ”제명은 무슨~“= 발언의 당사자인 장하나 의원은 새누리당이 국회의원직 제명안을 제출하기로 한 것과 관련, ”제명거리가 전혀 아니라고 본다“며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하며, 제명될 가능성은 대통령의 자진사퇴 확률보다 낮을 것“이라고 불을 질렀다. 장 이원은 또 ”여당은 제명 얘기만 하지 말고 어떻게부정선거의 진상을 규명할지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청와대의 반응은) 명백한 과잉 반응이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유감 표명은 오히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해야 한다. 언어살인, 언어테러는 제가 한 게 아니고 이 수석이 한 것”이라고 펄쩍 뛰었다.

김윤희ㆍ이정아 기자/worm@heraldcorp.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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