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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黃대표 빠져요” “金대표 뭐했소” 여야 대표 수난시대
여야를 막론하고 ‘대표’들의 수난시대다. 당내에 ‘령(令)’이 서지 않는 것은 물론 아랫사람에게 들이받히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친박ㆍ친노가 여야 의원 다수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자체 세력이 없는 당 대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난타’를 당했다. 10ㆍ30 재보선으로 원내에 복귀한 서청원 의원이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 (특검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데까지 가면 퇴로가 막힌다”며 “국회 정상화가 안되는 것은 야당의 리더십 부족과 불통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전한 것이다 보니 참석자들은 모두 “옳소”만 연발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서 특검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받아들고 온 황 대표로서는 고개를 들 수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심지어 이 비공개회의 내용이 공개되면서 김 대표에게 말한 “3~4일 안에 답변을 주겠다”는 약속은 굳이 지킬 필요도 없게 됐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4자 회담은 사실상 당 대표에게 전권을 달라는 얘기인데, 왜 원내 현안에 당 대표가 나서는지에 대한 반대가 많았다”며 “사실상 황 대표에게 전권을 줄 수 없으니 빠져 있으라고 면박을 준 셈”이라고 귀띔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처지도 그리 좋지 않다.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과 황 대표와의 3자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데 이어, 야심차게 제안안 4자 협의체 구성안마저 불발되면서 ‘빈손 대표’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예산ㆍ법안심사를 무기로 새누리당을 괴롭힐 수는 있지만, 당내 친노 강경그룹에서는 애초 성과가 불투명한 제안을 한 당 지도부 전략부재를 문제삼으며 ‘의사일정 전면 재검토’ 주장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애초 당내 강경파에 대한 어정쩡한 자세로 리더십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도 나온다.

여야 대표 수난으로 ‘황우여 국회의장’의 정치전선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가 국회의장을 염두에 두고 야당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장은 서청원 의원 몫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심지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황 대표가 인천시장 선거에 나서면 12%포인트 차이로 현 송영길 시장을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면서 황 대표의 인천행(行)을 종용할 정도다. 민주당에서도 황 대표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서운함이 커지고 있어 국회의장 선거에서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은 낮아지는 모습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28일 국회에서 황찬현 감사원장후보자 청문특별위원회를 단독으로 개최하고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날 오후 정부 결산을 위해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동의안을 상정, 표결처리하기 위해서다. 강창희 국회의장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청문특위 위원장은 “황 후보자가 부적격자였다면 단독 처리를 하지 않았다”면서 “민주당 등 야당에서도 부적격자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특위 간사인 김영주 의원이 회의장을 방문해 유감을 표명하고 위원 전원이 불참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본회의 단독처리를 위해 소속의원 전원에게 소집령을 발동했고,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에게까지 국회 출석을 주문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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