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케이엠조사연구소의 ‘세대별 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 이외 다른 수단으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F세대 10명 중 7명(69.8%)이 ‘그렇다’고 답했다. 베이비붐 세대는(60.6%), 일반적인 은퇴연령을 지난 58세 이상 고령층(35%), 20~30대중반(1975~1992년생, 46.2%)에 비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노후대책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에게 다시 ‘국민연금 이외 어떤 대안을 마련 중이냐’고 물었더니, F세대 응답자들은 개인연금(58.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저축을 선택한 비율은 21.8%, 주식투자 9.5%, 부동산 6.3% 등이었다. 베이비부머는 개인연금 50.5%, 저축 22.4%, 부동산 11.9%, 주식투자 11.2% 순이었다. 은퇴고령자층(1954년 이전 출생자)은 개인연금 37.7%, 저축 36%, 부동산 15.4%, 주식투자 4.6% 등이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아침식사을 먹기 위해 많은 노인들이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해묵기자 mook@heraldcorp.com |
F세대가 노후준비의 수단으로 개인연금을 많이 선택한 것은 아직 직장을 다닐 수 있는 기간이 윗세대인 베이비붐세대에 비해 좀 더 길게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통 개인연금의 최소가입기간은 10년. 베이비붐 세대나 그 윗세대는 연금에 가입하고 싶어도 근속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퇴직 이후에도 개인연금을 불입할 능력이 된다면 사정은 달라질수 있지만, 그리 많은 수가 해당되지 않는다.
노후대책으로 부동산에 의존하는 비중이 젊을수록 떨어진다는 점도 이번 조사의 특징이다. 윗세대와 같이 부동산이 노후대책의 수단이 되는 시대는 끝났음을 의미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최소생활비는 230만원이다. F세대가 직장에서 밀려나게 될 10년 후에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노후를 보내려면 최소한 200만원 이상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국민연금공단이 제시한 최소~적정 노후생활비와 비슷하다.
F세대가 65세가 넘어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 수령액은 월 100만원 안팎이다. 연금제도 초기 수급자인 1930~50년대생이 너무 많은 국민연금 급여를 받아가다보니 점차 그 뒷세대는 ‘많이 내고 적게 수급받는’ 구조로 바뀌었고, F세대 역시 국민연금 수급액 이외의 나머지 100만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개인연금 등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응답자 2000명 전체적으로 “노후대책을 하고 있다”는 의견은 52.9%, “없다”는 의견은 47.1%로 나타나, 절반 가까운 성인들이 뾰족한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이비부머 윗 세대인 1954년생이전 태생 은퇴고령자층의 65%는 ‘현재적’ 노후대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의 빈곤은 앞으로 이들이 살아가야 할 날이 10~30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고령자 의료비의 사회적 부담 증가, 노인범죄 증가 등 사회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베이비부머와 F세대가 순차적으로 고령층에 접어들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회변화가 예상되므로 지금부터 고령층에 걸맞는 고용, 보건, 복지 등 대책을 장단기적 관점을 모두 고려해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9~13일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1대1 전화면접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은 지역별 성별 인구비례할당 방식으로 ▷1954년생 이전출생자 ▷1955~1963년생(베이비붐세대) ▷1966~1974년생(F세대=2차베이비붐 세대) ▷1992~1975년생 등 4개 세대 각각 500명씩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용어설명] F세대= 베이비붐세대 보다 50여만명 많은 최다 인구층(Formidable members)이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잊혀진(Forgotten)세대’, 1966~1974년생 750만명을 지칭한다. 힘겨운 청년~중년기를 보내면서 ▷분노(Fire)의 내재 ▷신구세대의 가교(Fusion) ▷소셜미디어 장악(Facebook) 등 특징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 신주류. ‘1987년체제’에 대응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전반의 변동을 몰고올 공정,상생의 ‘2013년 체제’ 주역으로 꼽힌다. <비교> ▷F세대 1966~74년생 748만 4206명 인구점유율 15.6% ▷베이비붐세대 1955~63년생 694만 9972명 인구점유율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