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용위험 높인 대외악재
김정일 사망은 16번째 그쳐
9월 22일 FOMC발표 당시
한국 CDS프리미엄 최고치
올 한 해 한국의 신용위험을 높인 대외악재 순위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은 16번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둔화 신호에서 불거진 돌발악재의 충격보다 적었다는 뜻이다. 미국과 유럽의 악재가 대포소리라면 김정일 리스크는 생일날 폭죽 수준에 그친 셈이다.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가장 크게 오른 때는 9월 22일이었다. 당시 CDS 프리미엄은 205bp(1bp=0.01%포인트)로 전일 173bp보다 32bp(18.5%) 상승했다.
전날 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오퍼레이션트위스트(OT)’ 발표에 대한 실망감이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쳤다. OT는 장기국채를 사고 단기국채를 팔아 장기금리를 낮추는 것으로, 저금리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는 정책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직후인 지난 8월 8일에도 CDS 프리미엄은 전일 117bp에서 135bp로 18bp(15.4%) 상승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간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질 때도 한국 CDS 프리미엄은 급등락을 반복했다.
S&P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튿날인 지난 9월 21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73bp로 전일보다 14bp(8.8%) 올랐다. 강력한 이슈가 없었음에도 유로존 해법이 난항을 겪던 9월 30일과 11월 1일에도 전일보다 각각 25bp(12.8%), 15bp(10.9%) 상승했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 소식 전해진 지난 19일 CDS 프리미엄은 167bp로 전주 말인 16일(159bp)보다 8bp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률(5%)로 보면 올해 들어 16번째다.
국제금융센터 김윤경 연구원은 “과거에도 북한발 악재가 한국 신용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은 당일에 그치는 사례가 많았다”며 “특히 김 위원장 사망은 당장 무슨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지켜보자는 심리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 신호는 한국경제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용위험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CDS 프리미엄이란=부도 위험을 사고 파는 신용파생상품으로, 한국 정부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부도보험료가 한국 CDS 프리미엄이다. JP모건의 블라이드 마스터스 글로벌 상품 부문 대표가 1997년 개발했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