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제고
수익성 높이기 위한 포석
5~6개서 2~3개로 최소화
신형 i30부터 적용키로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나올 신차의 트림(특정차량 배기량별 세부모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향후 출시될 신차의 트림은 2~3개 수준으로 유지된다. 이전까지는 소비자 선택권을 감안해 차량별 트림을 5~6개씩 가져갔지만 앞으로는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차량별 트림을 줄이기 위한 현대차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20일 현대차가 출시한 신형 i30의 트림은 가솔린 1.6 GDI와 디젤 1.6 VGT 모두 유니크와 익스트림 등 두 가지로 단순화했다.
이전 1.6 VVT의 경우에는 트렌디, 디럭스, 럭셔리, 프리미어, 브라운 스페셜 등 무려 5가지 트림을 유지한 바 있다.
다른 차량도 비슷하다. 올 초 출시된 엑센트 역시 1.4 VVT, 1.6 GDI 모두 2개 트림만 내놓았다. 이전의 절반 수준이다. 또 올해 처음 선을 보인 벨로스터를 비롯해 유럽 전략형 모델인 i40, 친환경 차량의 대명사 격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도 모두 두 가지 트림만 소개됐다. 그랜저는 HG 300의 경우 프라임, 노블, 로열 등 세 가지 트림을 갖췄지만 HG 240과 HG 330 모델은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이처럼 현대차가 트림을 단순화하기로 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수익성 개선, 같은 차급 차량 간 가격간섭 최소화, 기아차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등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트림을 가져갈 경우 판매량이 극히 적은 최하위 트림의 낮은 가격대 때문에 값싼 이미지를 줄 수 있고 비효율성이 커 수익성이 떨어진다. 또 아반떼가 있는 상황에서 같은 급의 벨로스터와 i30 등이 많은 트림을 선보이면 가격대가 겹치면서 차량 간 가격간섭이 발생하는 부작용도 생긴다.
따라서 대중 마켓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기아차와의 차별화를 노리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트림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국내상품팀 관계자는 “절대 판매량이 많지 않은 모델의 경우 가장 낮은 트림의 판매량은 전체의 1%에 지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고 이러한 트림을 유지하는 것은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면서 “트림을 단순화하면 수익성 개선은 물론 일정 수준을 갖춘 차량을 전략적으로 내놓을 수 있어 브랜드 고급화 및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차는 국내 중형차급을 대표하는 쏘나타(6개)와 준중형 차량의 대표주자인 아반떼(4개) 등은 수요를 고려해 트림 수를 다양하게 가져갈 계획이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