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에는 ‘정성분 상조기금’이 있다. 이 기금은 지난 2000년 4월 서 장관이 농림부 차관보로 재직할 당시 모친인 정성분 여사가 작고했을 때 조문객들로부터 받은 부의금 2283만원으로 조성된 것이다. 작고한 서 장관 모친의 함자다.
어머님이 돌아가실 당시 서 장관은 구제역과 산불로 3주가 넘게 집에 제대로 들어가지를 못했다. 그렇게 철야근무를 이어가던 와중에 일요일 저녁 9시쯤 어머님께 전화가 왔다. “규용아 이번 주에도 못 보냐? 보고 싶다”고 하셨다.
서 장관은 그날 밤 12시에 일을 마치고 어머님을 찾아갔다. “얼마나 바쁘길래 이리 보기가 힘드냐”며 어머니가 맞아주셨다. 그리고는 닷새 후에 어머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셨고, 또다시 일주일 뒤에 세상을 떠나셨다. 서 장관은 이 때를 평생에 가장 한스러운 순간으로 꼽는다.
기금은 당시 “우리 아들같이 바쁘고 어려운 농림부 직원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모친의 유지를 따라 만들어졌다. 이후 서 장관의 부친이 작고했을 때의 부의금과, 자녀 결혼 축의금, 서 장관의 퇴직금이 합쳐졌고 거기에 기금이 불어났다. 이후 지금까지 총 31명의 직원에게 6900만원의 기금이 전달됐다.
서 장관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부모님을 꼽는다. 그의 좌우명인 ‘나보다는 이웃을, 이웃보다는 나라와 국가를 위하는 큰 마음으로 살아라’는 그의 부모님들이 평생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다. 수필가이자 농촌운동가였던 성천 유달영 박사는 서 장관의 좌우명을 담아‘공선사후(公先私後), 살신성인(殺身成仁) 농정 외길 서규용 차관’이라는 휘호를 선물하기도 했다.
서 장관은 개인적으로 ‘덕성 장학금’을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작고한 부친 서덕순 씨의 덕(德)자와 모친 정성분 씨의 성(成)자를 한 자씩 따와 지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