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하마평 오르내려…이번에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하철·택시 번갈아 타며 청와대 다녀왔더니

어느새 장관 됐더라고

공부좀 한다 하는 애들은 다 법관, 사장 꿈꿨지만 

수학천재 소리듣던 난 농촌 살리고 싶어 농대로 갔지

대학때 장학금 20만원 보태 아버지가 사주신 땅 1400평이

공직생활 30년 버팀목. 소신대로 하다 안되면 농사나 지으려 했지

딸은 위험해서 절대로 혼자 해외 못보내

유학 끝까지 반대했더니 결국엔 결혼후 미국가서 살아^^



공직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감’이다. 훌륭한 장관이 되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은 물론 정치권과 지자체, 각종 이익단체들의 다양한 요구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갈 수 있는 ‘정무적 감각’이 필수다. 때문에 아무리 똑똑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도 한번 공직에서 밀려나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시쳇말로 ‘감 떨어진’게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제 60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된 서규용 장관은 그런 면에선 ‘불가사의’한 존재다. 지난 2002년 당시 농림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던 그가 9년 만에 장관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개각을 앞두고 무수한 하마평이 있었지만 서규용이란 이름이 등장한 적이 없었다. 취임 직후 농식품부에서는 “예수님 이래 가장 놀라운 부활”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취임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다. 국감이 끝나고 나서 얼마 뒤, 의원들이 뽑은 제일 괜찮은 관료에 서 장관이 뽑혔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치솟던 먹거리 물가가 안정되고, 농협 자본금 지원도 마무리 되는 등 시끄럽던 농정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정부 청사에서 서 장관을 만났다. 

뜻을 버리지 않으면 기회는 찾아오는 법이다. 물론 준비가 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저절로 굴러 들어오는 것은 없다. 서규용 장관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장년의 희망이다.

▶ 지하철에서 장관된 남자! = “아무도 못 맞췄을껴. 맞출 수가 없지. 나도 생각을 전혀 못했으니께. 아마 (농식품부 후배들이) 꺼진불도 다시보자 했을껴.허허.” 장관 될 줄 알았냐는 질문에 서 장관이 웃으면서 내놓은 대답이다. 취임 5개월여가 지났지만, ‘그날’의 일은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다.

“원래 장관 될 사람은 보통 재산이니 뭐니 조사하는 데 난 이번엔 그런 걸 사전에 안했어. 청와대에서 200개 조사 문항을 인터넷으로 보냈으니 하라고 연락이 와서 그거 한 게 전부지. 그러니까 전혀 생각을 못했지. ”

서 장관은 차관 퇴임 후 9년 동안 줄곧 잠재 인사 후보였다. 퇴임 직후에는 하마평에 오를 적에는 깐깐한 검증을 받기도 했지만, 그후 9년 동안 재산이 ‘특이하게’ 불어나지도 않았고 신상에 큰 변화가 생긴 것도 없다 보니 몇 년 전부터는 인사 수요가 있을 때마다 문서를 통한 조사만 받았다. 이번에도 그런거려니 했다.

“5월 6일이었어. 겸임교수로 고려대 강의를 나갈 땐데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대학원생들에게 강의가 있는 날이었지. 4시쯤 됐나. 갑자기 청와대로 5시까지 들어오라고 전화가 왔어. 그래서 “내가 지금 강의 중이고 노타이에 와이셔츠만 입고 있어서 그러니 5시 반까지 가겠다”고 했지.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안암동서 집까지 부리나케 가서 옷 갈아입고 택시를 탔지. 기사한테 청와대 좀 빨리 갑시다 했더니 지금은 막히는 시간이니까 전철을 타라고 하더만. 그래서 다시 내려서 전철을 타고 광화문 역에 내렸더니 시간이 얼추 비슷하게 맞더라구. 거기서 택시를 잡아 타고 갔더니 청와대서 택시를 통과시켜 주나.(웃음) 암튼 천신만고 끝에 들어갔어. 허.”

그렇게 청와대에 들어가 1시간 반여 여러가지 검증을 받았다. 그리곤 다시 전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긴가민가 했다.

“7시 조금 넘으니까 갑자기 전화랑 문자메시지가 그냥 막 쏟아지는 겨. 축하한다고. 정신없이 전화받고 문자메시지 하다보니 그제서야 내가 장관이 되기는 됐구나 싶데.”

9년 만에 ‘공직의 꽃’인 장관이 됐지만 출근하기까진 고난이 많았다. 청문회가 발목을 잡았다.

“청문회 앞두고 한 야당 고위 국회의원 보좌관이 “그간 여러 사람 봤지만 서규용 같은 사람은 처음 봤소”라고 하더만. 그래서 쉽게 넘어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 그런데 웬걸. 보통은 야당이 몰아붙이면 여당이 한숨 돌릴 수 있게 질문도 해 주고 했는데, 나한테는 여야 할 것 없이 물어 제끼는 겨. 9년 만이께 도대체 누군가들 싶으셨겠지. 너무들 몰아붙이시길래 한 번은 내가 “나는 살면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다고 자부합니다”했더니 의원들이 “그럼 우리는 부끄러움 있게 살았소?”하고 역정을 내시더만. 청문회 하고 나니 3kg이 빠졌어.허허.”

그렇게 의원들한테 흠씬 두들겨맞았지만, 취임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국감이 끝나고 나서 얼마 뒤, 의원들이 뽑은 제일 괜찮은 관료에 서 장관이 뽑혔다는 이야기가 금융가 정보지에 등장하기도 했다. “9년을 쉬었지만 예상보다 농정감각이 뛰어나다”는 평도, “질의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평이었다.

“특별한 방법이 뭐 있겠나. 그냥 진솔하게 터놓고 이야기하고 의원들 하시는 말씀 차분하게 경청허고 부탁드릴 건 부탁드리고 한 것 뿐이지. 그분들도 나라 잘되자고 하시는 분들인데. 단, 논리로 밀리면 안되는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아무리 감정이 차오르고 고성이 오가도 내가 물러서지 않지”


서규용은…

2011.06~ 제60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2009 로컬푸드운동본부 회장
2008 충북농업연구원장
2006 한국농어민신문사 대표이사
2006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겸임교수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교환교수
2002 제42대 농림부 차관
2001 제16대 농촌진흥청장
1999 농림부 차관보
1985 농수산부 전작과장
1973 농수산부 국립농산물검사소
1972 제8회 기술고등고시 합격
1948 충북 청주 출생 (배우자 고용순. 1남 1녀)


▶ ‘수학천재’ 소리 듣던 시골촌놈!= 서 장관은 스스로를 ‘나는 시골 촌놈이여’라고 걸진 충청도 사투리로 표현한다. 공직생활을 30년 넘게 했으면 서울말이 좀 익숙해졌을 법도 한데 그렇지 못하다.

그는 충북 청주 태생이다. 예전에는 청원군 사주면이었으나 지금은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이 된 동네다. 서 장관의 집은 과수원을 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연배들과 마찬가지로 농사일을 적잖게 했다.

“청주중ㆍ고등학교를 나왔다. 집에서 늘상 1시간씩 걸어 댕겼지. 청주고가 그때 공부를 제법 잘했어. 그때 친구들이 죄다 이담에 서울가서 법관된다, 사장된다 했는데 나는 이상하게 농촌을 좀 잘 살게 해보자는 게 꿈이었어. 그래서 농대가 가고 싶었어. 농림부 갈려면 농대를 나와야 되는 줄 알았거든. 부모님도 그걸 아셨는지 시험볼 때 되면 다른 형제들과는 다르게 소 풀뜯기게 해 주셨어. 소 풀어놓고 공부를 하라고 특혜를 주신 거지. 한번은 시험 전날인가 옆동네 근처 산등성이에 소를 풀어놓고 열심히 책을 봤더니, 이노무 소가 남의 콩밭에 들어가 콩 반을 다 뜯어 먹어버렸네. 집에 와 몰래 소를 메고 학교를 갔다 왔더만, 옆동네 아줌마가 집에 와서 콩값을 물어달라고 난리인거여. 혼날까 봐 고개를 푹 숙이고 집에 들어갔더니, 아버지가 오셔서 웃으시면서 “시험은 잘 봤냐”하시더라고. 그때 눈물이 쑥 나더만.”

서 장관은 학창시절 유독 수학을 잘했다. 수학선생님은 그를 ‘수학박사’라고 불렀다. 하지만 숫기가 없어서 여학생 주변에만 가면 얼굴이 붉어지곤 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수학박사’인 동시에 ‘토마토’라고도 불렸다. 

▶ 장학금으로 산 문제의 그 땅! = 그가 농정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된 것은 군대를 다녀와서다. 제대하는 날 후임병들을 모아놓고 “나한테 유감있으면 다 이야기해라”라고 했더니, 아끼던 후임병이 “형님은 공부도 많이 하고, 머리도 좋은 양반이 왜 맨날 술 먹고 담배 피고 그러십니까”라고 질책을 했다.

“그때 그 후임하고 약속을 했어. 사회 나가서는 술ㆍ담배 안하겠다고. 그래서 제대하고선 정말 술 한잔도 안 먹고 공부만 했지. 그래서 성적이 좋았어. 3학년 2학기 땐가 민관식 문교부 장관이 주시는 ‘장학재단 장학생’으로 뽑혔어. 수업료 면제받고 당시 돈으로 장학금을 20만원 받았어. 등록금이 2만원 일 때니까 상당히 큰 돈이었지. 아버지한테 농비에 보태쓰시라고 돈을 보냈더니 아버지가 “이놈아, 이 돈을 어떻게 농비로 쓰냐”시면서, 오히려 돈을 보태서 과수원 옆에 1400평 정도 내 이름으로 땅을 사주셨어. 그게 이번에 청문회 때 문제가 된 땅이여. 허허.”

청문회 때 논란이 되긴 했지만, 아버지가 사주신 땅은 서 장관이 30년 공직생활을 하는데 큰 버팀목이 됐다. 각종 유혹이 있을 때마다 서 장관은 “소신대로 하다 안 되면 내려가서 농사지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일을 처리했다. 차관보 시절 난제라던 쌀 직불제 기획단장을 맡아 직불제를 도입했고, 특유의 추진력으로 농협ㆍ축협ㆍ인삼협 등의 통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9년 전 그가 공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도 결국 그 소신 때문이었다. 2002년 발생한 한ㆍ중 마늘파동 때 그는 농업인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차원에서 스스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외통부랑 농림부랑 서로 니가 잘못했다고 싸우던 상황이었어. 국민, 농민들이 피해보고 있는데 공직자들끼리 싸워서 되겠냐는 생각에 내가 사표를 냈지. 그때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

▶ 1만km 대장정 …발로뛰어 답을 찾는다 = 서 장관이 현직에 복귀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이 “9년이나 쉰 사람이 농정감각이 떨어지지 않았나”하는 것이었다.

그에 대한 서 장관의 답은 간결하다. “나는 평생을 농업만 했어. 그만둔 동안에도 일반회사 고문 이런거 안하고 로컬푸드운동 했다. 줄곧 농업분야만 했지. 그러니까 감이 떨어지고 자시고 할 것이 없어. 허허.”

발로 뛰기도 많이 뛰었다. 지난달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14개 주요 부처 장관들의 6개월간 주유비를 조사했는데, 서 장관은 압도적인 1위를 했다.

월 평균 기름값만 156만원이었다. 적게 쓴 장관은 평균 30만원, 좀 많이 썼다는 장관이 100만원 수준이었다. 서 장관에는 비할 바가 못 됐다.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한 주도 빠짐없이 전국의 현장을 누빈 탓이다. 그는 취임 이후에만 1만300km를 다녔다. 현안이 있는 지역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수행비서나 담당 관료들은 죽을 지경이다.

“농정은 현장이 그 자체다. 현장에 가서 봐야 농정이 보이고 아이디어가 나온다. 내가 취임하고 나서 다녀 보니 차관시절하고 가장 달라진 게 농정에 대한 신뢰 부분이다. 농업이 발전하고 농촌이 더 살기 좋아졌으면 농민과 정부의 신뢰가 옛날보다 더 좋아져야 하는데, 신뢰가 엄청 떨어진 게 느껴지더라고. 나는 이게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 장관은 현장을 찾을 때마다 농민들과 질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말은 30%만 하고 70%는 듣는 데 쓰자는 철칙도 있다. 그러다 보니 농민들과의 만남이 길어질 때도 많다.

“거창에 갔을 땐가 오후 7시에 환담을 시작했는데, 11시가 다 돼서까지 질문이 쏟아지더라고. (농민들이) 잠잘 생각을 안하고 계속 물으시는겨. 그래서 11시쯤 끝나고 그래도 더 물을 게 있느냐고 했더니 더 하자고 하는겨. 그래서 그분이 운영하는 사과 농가로 가서 또 질의를 했지. 12시30분까진가 했어. 그러고 나니까 그 양반이 그러더라고. 나는 이명박 정부가 농민을 죽일려고 한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알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 달라고. 허허.”

▶ 한국 농업의 문제는 ‘체계’ = 농정 책임자이자 평생 농정만 해 온 그에게 현재 우리 농업의 문제점을 물었다. FTA다, 유통구조 선진화다, 현안을 조목조목 이야기 할 것 같았는데 나온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우리 농정의 문제는 체계다. 뭔가 하나 하고나면 체계가 잡혀야 하는데, 비슷비슷한 정책만 많이 나왔지 체계가 안 잡혔다. 체계를 잡아야 한다. 예를 들면 전임 장관이 시ㆍ군 유통회사를 만든다고 하셨는데, 나는 안된다고 했다. 시ㆍ군 유통회사를 만들면 농협이랑 겹치지 않나.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하나. 결국 생산자나 소비자가 하는 거다. 나 개인적으로도 정부 방침도 같다. 우리 농정을 개혁해서 경쟁력 있는 농정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에서 지원해 주고 보조해 주고가 아니라, 살아남을 수 있는 국제경쟁력을 가진 농업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국회서 한ㆍ미 FTA 대책이 피해 보전이나 보상에 맞춰져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경쟁력을 어떻게 높여줄 꺼냐, 어떻게 지속가능한 농업이 될 꺼냐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

농업개혁에 대한 그의 비판은 농협으로도 향했다.

“우리 농정을 개혁할려면 농협을 개혁해야 한다. 농협만 개혁되면 50%는 된다. 내가 국장 때 일본 니이가타의 오이 농가에 간 적이 있다. 농민들이 오이를 수확해 하우스 한 쪽에 한무더기 쌓아놨더니 농협에서 알아서 다 가져가서 선별하고 포장해서 팔아주더라. 우리도 그렇게 해야한다. 생산하기도 어려운데 팔기까지 하려면 얼마나 힘든가. 농협이 이런 부분에서 더 분발해야 한다.

농협뿐 아니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내가 각지에 있는 기술센터나 지도소를 원스톱서비스로 바꾸라고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말로는 농산물 수출, 수출 하지만 농민들이 수출하려면 검역소 가야지, 농협 가야지, 유통사 쫓아다녀야 되는 게 현실이다. 이게 되겠나. 농민들이 쉽게 농사 짓고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농업은 결국 사람. 사람 세우는 일 할 것 = 서 장관은 우리 농업의 미래를 사람에게서 찾는다. 결국 똑똑하고 패기있는 인재들이 농업에 몰려들어야 농업이 산다는 생각이다.

“아직도 농촌에는 돈도 못 벌고 실패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나는 그게 틀렸다고 본다. 통계상으로 보면 농가평균 연소득은 3210만원이고 도시는 4809만원이니까 차이가 많다. 하지만 30대 농가소득만 보면 도시 젊은이들보다 3.3%가 많다. 젊은 농촌지도자들 집에 가봤나. 서울의 돈 많은 사람들의 별장같다. 정원에 잔디밭 예쁘게 해 놓고, 평면 TV에 멋지게 해 놓고 산다. 나는 농업이 돈 벌고 승리한 사람들이 하는 일로 만들고 싶다. 그런 인식을 만드는데 적극 홍보를 할 꺼다. 프랑스에서도 과거에 그런 농어촌 인식전환 운동을 했다. 그때 농촌으로 향했던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바꿔놨다. 지금 프랑스 농업은 엄청나게 강하다.”

서 장관이 농정 책임자로서 온전하게 그리는 첫 해가 될 2012년의 농정 역시 ‘사람’에 방점이 찍혀있다. 지속가능한 농어업 육성을 위해서 내달까지 인력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3월까지는 젊은 세대는 물론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해 귀농ㆍ귀촌의 실질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농식품 소비안전 정책선진화 방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서 장관이 취임하고 나서 유독 소비자 지향적인 대책도 많이 나왔다. 소비자인 국민의 사랑 없이는 농어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에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넌지시 물었다. 이성 앞에서는 쑥맥이던 서 장관이 부인 고용순 씨와 ‘짝궁 다방’에서 만나게 된 이야기부터 자녀들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서 장관에겐 장성한 아들과 딸이 각각 1명씩 있다. 미국에서 공부해 대학 강의를 하고 있는 아들만큼이나 딸도 공부를 잘했지만, 서 장관은 딸만큼은 유학을 안 보냈다.

“딸은 절대로 해외에 혼자 보내면 안뒤어. 위험하거든. 우리 딸이 보내달라고 사정,사정을 했는데 내가 안된다고 불호령을 내려서 안 보냈어. 그러더니 결국 남편하고 결혼해서 결국 미국에서 잘 살잖어.”

인터뷰 내내 솔직하게, ‘농업 개혁’, ‘농정의 미래’를 줄곧 외치던 서 장관이 유일하게 ‘고집스럽고 보수적인’ 사람으로 보여졌던 순간이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사진=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